법정관리 일부 중견사 "홀로서기 희망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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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의류업체인 삼도물산이 법정관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이익을 내고 법정관리인을 새로 선임하는 등 일부 중견 법정관리 업체들이 홀로서기 경영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삼도물산은 지난해 6백67억원의 매출에 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또 구조조정의 걸림돌이던 본사 사옥(서울 순화동)을 지난해 말 싱가포르 투자펀드(GIA)에 6백억원에 매각해 부채 부담을 덜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영캐주얼 브랜드 '미스60' 을 출시하고 조만간 옵트(OPT)의 새끼 브랜드를 개발해 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판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달 초 부임한 이익우 사장은 본사 임직원들과 팀별 전략간담회를 갖고 올해를 '재기의 원년' 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 회사 경영관리부 이정붕 팀장은 "법정관리 정리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며 "하반기부터 신규브랜드 출시를 늘릴 것" 이라고 말했다.

삼도물산은 1995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아동 브랜드 '압소바' 를 비롯, 수익성이 떨어진 브랜드를 정리했고 브랜드 신규개발에도 소극적이었다.

쌍방울은 최근 2천여개에 이르는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한 사이버 쇼핑몰(shop.sbw.co.kr)을 개설했고 '향기나는 내의' '비타민 성분이 들어간 내의' 와 같은 기능성 제품을 선보이는 등 재기의 고삐를 죄고 있다.

원.부자재 구매를 경쟁입찰제로 전환했고 개량한복과 용가리 브랜드 사업 등 내의 이외의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남미 온두라스공장 등 부실 해외법인 두곳도 매각했고 직영판매점을 대폭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돼 지난해 2천3백억원의 매출에 2백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년새 20배로 늘어난 규모다.

99년 7월부터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미도파백화점은 최근 주력매장인 서울 상계점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는 등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3년째 미도파를 이끌고 있는 강금중 사장은 임직원 개인별로 목표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업적평가를 인사에 반영하고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통한 회사 이미지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의류 아웃렛 매장 형태로 운영 중인 서울 명동 매장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미도파는 지난해 4천4백억원의 매출에 3백1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는 5천억원의 매출에 5백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는 목표다.

광덕물산은 모피사업부를 정리한 데 이어 경기도 시흥에 있는 모피공장을 군인공제회에 3백70억원에 매각했고 코리아펄처펀드로부터 1백억원을 유치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이 회사 관리부 최홍규 차장은 "모피공장의 용도가 이달 말 대지로 변경되면 매각잔금 2백억원이 들어오게 돼 있어 6백억원 규모의 부채상환에 돌파구가 열릴 것" 이라며 "법정관리를 1년 안에 벗어나는 게 회사의 목표" 라고 설명했다.

광덕물산은 올해 3천만달러의 정장의류를 수출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4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5억원이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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