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물 둘러싼 분쟁 어떤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물을 둘러싼 전쟁은 인류 역사 초기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강이 두 나라 이상을 거쳐 흐르는 경우 더 심각해집니다. 두 나라 이상을 거쳐 흐르는 강은 세계적으로 2백14개나 됩니다.

약 50개 나라가 걸쳐 있는 다국적강 유역에는 세계 인구의 35~40%가 살고 있지요.

대표적인 강이 이스라엘 - 요르단 - 레바논 - 시리아 등을 흐르는 요르단강입니다. 성서에도 나오는 이 강은 하천 정도의 폭이지만 사막지대에서는 드물게 연중 물이 흐르는 강으로, 이스라엘과 시리아.요르단.팔레스타인해방기구 등의 생명수인 셈이지요.

1967년 시리아가 요르단강 상류(현 이스라엘 지역)에 댐을 건설하려 하자 물이 흘러오지 않을 것을 우려한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은 이스라엘 전체 급수량의 30%를 차지하는 갈릴리호의 주요 수원지였습니다.

나일강을 둘러싼 물분쟁도 나일강 상류에 위치한 수단과 우간다가 댐 건설 등으로 강물을 차단할 것을 우려하는 이집트가 이들 나라가 수자원을 무기화할 경우에 대비, 전쟁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터키는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아쿠아댐을 건설, 시리아로 흘러 들어가는 물을 차단한 뒤 아랍국가들이 원유를 무기화할 경우 터키도 물을 무기화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유럽에서도 다뉴브강을 둘러싸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요.

이밖에도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갠지스강을, 미국과 멕시코는 그란데강을, 페루.에콰도르는 자루밀라강을 둘러싸고 늘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물을 둘러싼 분쟁은 셀 수 없이 많답니다.

현재 우리도 북한강 상류에 북한이 금강산댐을 지어 북한강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이 많이 줄어들고 있어 한강수계의 물부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대구에서는 낙동강변에 위천공단을 짓고자 하지만 부산지역은 낙동강의 수질오염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고, 제천시와 영월군은 평창강에서 물을 쓰는 문제로 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형편입니다.

신혜경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