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방극천, 마운드서 못 이룬 꿈 그린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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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그는 더 이상 투수 방극천(사진)이 아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 진출하겠다는 푸른 꿈을 안고 있는 프로골퍼다.

프로야구 쌍방울 레이더스(현재 SK 와이번스)에서 투수로 활약하던 방극천(32.뻬띠앙뜨골프클럽)이 지난 22일 한일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2001 KTF투어 2차 대회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차 대회에서 공동 3위를 했던 그는 5백49만7천5백원의 상금을 타내 상금 랭킹 4위를 달리고 있다. 협회 규정에 따라 6위까지는 투어 프로의 자격과 함께 내년 KPGA 투어 출전권이 주어진다.

전주고-원광대를 거쳐 1992년 쌍방울에 1차 지명선수로 입단, 96년까지 5년 동안 투수로 활약했던 방선수는 제주 동계훈련 때 오른쪽 어깨 인대 파열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당시 그의 승부욕과 성실함을 눈여겨보았던 김성근(현재 LG 감독대행)감독은 골프를 권했고 10개월의 방황을 끝낸 방선수는 97년부터 골프채를 잡았다. 이후 세차례 도전 끝에 세미프로, 네차례 응시 끝에 플레잉 프로가 됐다.

그는 지난 겨울 태국 겨울투어에서 플레잉프로 최고의 성적을 내 오는 31일 개막되는 포카리스웨트오픈 등 오픈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투수의 동작과 골프 스윙은 몸을 감았다 풀어주는 리듬이 비슷하다" 는 그는 "멈춰있는 볼을 살려야 하는 골프가 훨씬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더 재미있다" 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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