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푸시 맨'→'컷 맨' 으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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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만원 지하철에서 승객을 전동차에 밀어넣어주던 '푸시 맨(Push Man)' 이 이제는 승객 탑승을 제지하는 '컷 맨(Cut Man)' 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 2기 지하철 개통으로 승객이 분산된데다 출근 시간대 운행 간격도 단축돼 푸시맨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1호선 인천~서울 구간의 경우 1999년초까지 출근 시간에도 4분 마다 한대씩 다녔으나 지금은 2분 간격이다.

운행 간격이 2분30초로 단축된 2호선 혼잡구간(사당~방배)의 경우 5년전 한량 승객이 4백명에 육박했으나 지난해에는 3백60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질서안내 요원들은 문이 닫히는 전동차에 헐레벌떡 승차하려는 승객의 안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전동차 운행 지연을 막기위해서는 뒤늦게 탑승하려는 승객들을 제지하는게 불가피하다.

승객이 문에 낄 경우 전동차 문을 다시 열었다 닫는 데 15초 가량이 걸린다. 4개역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져도 전동차는 1분을 지체하게 되고 다음역에서 기다리는 승객이 증가해 승하차 시간까지 연쇄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1호선 신도림역 이학범 역장은 "질서요원뿐 아니라 역장이나 부역장이 직접 나가 승객들이 무리하게 승차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며 "튼튼한 두 팔이 푸시 맨의 상징이었다면 컷 맨들은 승객들을 움찔하게 만드는 호루라기가 무기" 라고 귀띔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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