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상위권학생 비평준화지역서 학업성취도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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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상위권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비평준화 고교가 평준화 고교보다 높고, 중.하위권은 반대로 평준화 고교가 높다. 특히 평준화 고교의 상위권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톨릭대 성기선 교수와 중앙대 강태중 교수가 23일 내놓은 '평준화 정책과 지적 수월성 교육의 관계에 관한 실증적 검토' 자료에서 밝혀졌다.

이 자료는 한국교육개발원 주최로 24일 열리는 '지식기반 사회에 비추어 본 평준화 정책 검토 포럼' 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조사 대상은 1999년 3월 당시 전국 5백22개 일반계 고교 3학년생 10만2천2백62명이다. 이들 학생이 고3 때 본 사설학원의 모의고사 성적과 고교 1학년 1학기(97년 3월)때의 모의고사 성적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고교 1학년 때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2.28%).중상위(15.87%).평균(50%).중하위(15.87%).하위(2.28%)등 5개 집단으로 나눈 뒤 각 집단에 속한 학생들의 고3 1학기 성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평준화지역 상위권 평균은 3백51.85점(4백점 만점)으로 비평준화 지역(3백54.63점)보다 2.78점이 낮았다. 그러나 중상위권(0.66점).중위권(4.12점).중하위권(7.58점).하위권(11.03점)등에서 모두 평준화 지역 고교생이 비평준화 고교생보다 점수가 높았다.

또 전체적으로 평준화 고교생들의 1학년 1학기 성적은 평균 2백29.84점으로 비평준화 고교생(2백17.28점)보다 12.56점이 높았다.

평준화 고교생의 3학년 1학기 성적은 평균 2백67.86점으로 비평준화 고교생(2백52.51점)보다 15.35점이 높았다. 전체 집단으로 볼 때 평준화 고교생들의 성적 향상폭이 3점 정도 높은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명문고와 비명문고간의 실력 차가 크게 나는 반면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이 포함돼 있는 평준화지역에서는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교수 등은 "평준화 정책의 도입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학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평준화 탓은 아니다" 고 주장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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