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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국특사 로스 '불타는 중동' 해법 제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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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 테러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F-16 전투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공격하는 등 양측의 공방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문제 전문가인 데니스 로스(사진) 전 미 중동특사는 20일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문을 실어 중동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해결을 필요로 한다' 는 기고문에서 부시 미 행정부가 중동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 군은 21일 새벽 헬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이번 분쟁 발생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의 민간 시설물을 공격, 네 명이 부상하고 집과 공장들이 파괴됐다. 다음은 로스의 기고문 중 주요 내용이다.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중동사태는 양측이 스스로의 힘으로 풀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내가 아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먼저 양보하지 않는다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아라파트는 결국엔 국제사회가 중동 사태에 개입할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중동의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폭력으로 평화를 얻을 수 없다며 평화정착을 위한 정치적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압력이 여러 경로를 통해 가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평화중재에 개입하고 이.팔 양측이 협상을 개시하려면 먼저 신뢰회복을 위한 새로운 기본행동원칙이 마련돼야 한다.

이스라엘은 주민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생활을 원하고 팔레스타인은 생활터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제 종식을 원한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은 테러를 자행하는 무장단체 요원들을 재체포해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도록 해야 하며 시위대의 폭력, 언론과 학교를 동원한 (폭력)선동도 중단시켜야 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경제.군사적 포위를 해제해야 한다. 주택을 파괴하는 행위와 유대인 정착촌을 외부로 확대하는 것도 멈춰야 한다.

예루살렘이나 난민.국경선 문제 등 핵심적인 쟁점들은 이같은 기본행동원칙에 합의가 이뤄진 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부시 미 행정부는 양측에 최종 평화협상안과 이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표를 제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과거 미국은 한 쪽 편들기를 삼가왔지만 이제부터는 평화 일정에 합의하고도 지키지 않는 쪽에 공개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리=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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