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볼만한 명소] 저도 연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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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남 마산시의 남쪽해안인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猪島)를 잇는 다리 앞에 서면 명감독 데이비드 린(미국)이 만든 영화 '콰이강의 다리' 가 생각난다.

태평양 전쟁 때 군수용 보급철도 건설을 둘러싼 일본군과 연합군 포로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에 나오는 다리와 모양이 흡사하다.

길이 1백70m.너비 3m로 '저도 연륙교' 라고 불리는 이 다리는 태국 방콕 서북쪽 작은도시 칸짜나부리에 있는 실물 콰이강의 다리(길이 3백m.너비5m)보다 조금 작다. 콰이강의 다리는 기차가 다니고 강위에 설치돼 있지만 저도 연륙교는 소형차량이 다니고 좁은 해협에 걸쳐 있다는 점이 다르다.

승합차(12인승 이하)나 화물차량(1t 이하)만 다닐 수 있지만 시간이 나면 걸어서 건너는 것도 좋다. 다리 가운데 서면 탁트인 바다풍경과 함께 남해안의 시원한 해풍이 반긴다.

아래를 쳐다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다리 높이가 해수면 위로 30m나 되며 더우기 차량이 지나면 흔들리까지해 현기증이 나기 때문이다.

저도는 34가구가 어업.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어촌마을. 해안 개펄에서는 바지락을 잡을 수 있고 섬 전체가 낚시터여서 가족들과 찾기에 적당하다. 낚싯배(4명기준)를 하루종일 빌리는데 2만원. 낚시 장소까지 오가는데 3만원을 받는다.

낚시와 야영을 하기에 적당하다. 저도의 명물은 횟집. 횟집(8곳)들은 거의 마을앞 바다에서 어민들이 직접 잡은 고기를 사용한다. 섬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용두산(해발 2백m)등산 코스도 일품이다.

연륙교 근처인 윗마을에서 정상을 거쳐 아랫마을로 내려 오는데(3㎞) 2시간쯤 걸린다. 산 꼭대기에 서면 올망졸망한 남해안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횟집에 식사를 주문한 뒤 등산을 마치고 내려와 먹는 회맛은 일품이다. 민박도 가능하다. 바닷가에 있는 10여 곳의 민박집은 하루 2만원을 받는다.

저도마을 운영위 김효수(金孝洙.37)감사는 "관광객들로부터 받는 청소비로 섬 전체를 매일 청소하고 있다" 며 "섬마을의 인심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자랑거리" 라고 말했다.

◇ 가는 =마산에서 통영.진주쪽으로 가는 2번 국도를 타고 현동검문소 근처에서 좌회전, 지방도(1035호)를 이용한다. 반동마을에서 오른쪽 길로 가다 구복마을을 지나면 붉은 칠을 한 낯익은 다리가 반긴다.

마산시 월영동에서 해안도로를 이용해 가포 유원지를 거쳐 덕동 하수처리장에서 좌회전해도 된다.

구불구불한 해안을 끼고 도는 도로변에는 카페.레스토랑.식당 등이 즐비하며 차문을 열면 아카시아 꽃 향기가 코를 찌른다. 가는 길 주변에 언론인 장지연 선생 묘, 문신 미술관, 돝섬 유원지 등이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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