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의 현대호 앞날은…] 2. 그룹 떠나는 모기업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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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대건설은 18일 주주총회에서 감자비율이 확정되면 다음달까지는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마칠 예정이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정몽헌현대아산 회장의 지분은 완전 감자돼 경영권을 상실한다.

채권단은 현대건설 출자전환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 신청도 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현대상선 주식 8.69%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몽헌 회장의 지분이 없어져 친족분리(특수관계인 지분 3% 이내)가 아닌 공정거래법상의 일반 계열분리에 해당돼 분리요건에는 문제가 없다.

현대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공정위가 계열분리를 승인하면 현대건설은 그룹과 완전히 결별하는 것" 이라며 "모기업이 떨어져 나가는 '역계열 분리' 가 이뤄지는 셈" 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 정권이 바뀌고 향후 경영이 정상화하면 현대건설이 '옛 주인' 에게 돌아갈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현대측의 설명이다.

현대구조조정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출자전환후 증자를 통해 현대건설의 자본금은 대략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75%)가 많은 점을 감안해도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한 10%의 지분(최소 3천억원)을 재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鄭회장 개인이든 현대 계열사든 건설 주식을 재매입할 의사는 없다는 것이다. 정몽구(鄭夢九)회장의 현대자동차그룹과 정몽준(鄭夢準)의원의 현대중공업 계열쪽도 현재로선 고개를 내젓는다.

현대중공업의 한 임원은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을 끌어갈 계획이며, 잃어버린 모기업을 되찾겠다고 나설 계획이 없다" 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측도 비슷한 반응이다.

따라서 현대그룹의 모태였던 건설은 앞으로도 '鄭씨 가문' 으로 되돌아 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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