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빚 급증… 채권단, 재무개선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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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채권단 주도로 현대상선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이 추진된다.

현대건설.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현대석유화학에 이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까지 채무조정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최근 신용감독국 안에 현대상선을 담당하는 팀을 신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6일 "지난 3월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드러난 이후 일부 금융기관이 동요, 여신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대북(對北)사업의 재정립 방향과 현대자동차 그룹의 자체 물류망 구축 여부 등도 현대상선의 불확실성을 크게 하는 요인" 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채권단은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현대상선의 재정 주간사를 선정해 중.장기 경영전망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상선의 경영진단 및 장기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재정 주간사로는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이 유력한 가운데 JP모건과 UBS워버그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1분기에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등해 외국통화 기준 빚부담이 커졌고, 보유주식 중 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계열사 주식가치가 크게 떨어져 대규모 평가손실을 봤다.

허귀식·김원배 기자

◇ 재정주간사 = 스스로 살아날 능력이 없는 기업에 돈을 끌어다 주거나 구조조정을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 주는 금융 또는 컨설팅사. 투자자를 소개해주거나 자기돈을 직접 넣기도 한다.

◇ 재무개선 = 금융기관이나 감독당국이 빚 갚을 능력이 없어진 기업에 대해 강제적으로 인원을 줄이고 돈 되는 계열사.부동산 등을 팔도록 하는 것. 외자유치.증자 등을 추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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