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편리성은 제네시스, 안전은 벤츠 E300이 한 수 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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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벤츠코리아는 E300은 기본 사양이라 최고급형인 제네시스3.8과 비교하려면 E350이 제격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차의 가격은 9590만원으로 에쿠스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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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고급차의 대명사인 벤츠 E클래스와 국산 고급차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현대차의 기술 및 편의장치 향상이 돋보인다. 하지만 벤츠가 가격을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에 비해 현대차는 중대형차에서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평균 15% 이상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격 정책으로 수입차와의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은 문제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내지 못하는 이윤을 국내에서 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점이다.

제네시스380 Royal VIP

◆성능은 제네시스가 우위=엔진과 연비 등 눈에 보이는 숫자로 비교해 보면 단연 제네시스3.8이 우위다. 제네시스 V6 3.8L 엔진은 최대 290마력에 36.5㎏·m/4500rpm의 토크가 나온다. 단 E300이 자주 사용하는 엔진 회전수인 2500∼5000rpm에서 균일하게 최대 토크(30.1㎏·m)가 나오는 것은 장점이다. E300의 3.0L V6 엔진은 기존 모델에 쓰던 구형으로 최고 231마력을 낼 뿐이다.

하지만 가속력은 E300이 제네시스에 떨어지지 않는다. E300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7.3초 걸린다. 제네시스3.8은 6.5초다.

자동변속기는 E300이 7단, 제네시스가 6단으로 E300이 한 수 위다. 연비에 영향을 주는 공차 중량은 제네시스가 1737㎏, E300이 1735㎏으로 거의 비슷하다. 공인연비(㎞/L)는 제네시스가 9.6, E300이 9.2로 큰 차이가 없다. 차체 크기는 단연 제네시스가 길이·너비·높이에서 모두 E300보다 크다. 특히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간 거리)에서도 제네시스가 2935㎜, E300이 2874㎜로 제네시스가 61㎜ 길다. 실제 뒷좌석에 타보면 제네시스가 훨씬 넓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바퀴 크기도 제네시스는 18인치, E300은 17인치로 제네시스가 크다.

벤츠코리아는 이처럼 부족한 엔진 성능을 보강하기 위해 5월께 E200CGI를 내놓는다. 이 차에는 2.0L 신형 직분사 엔진을 달고 최대 230마력 정도를 낸다. 가격은 제네시스3.8과 거의 비슷한 65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벤츠 E300 엘레강스

◆사고 땐 E300이 우위=벤츠는 안전사양에서 점수를 더 받았다. 사고 때 자동으로 열린 창문과 선루프를 닫아주고 인체 상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프리 세이프시스템이 달렸다. 여기에 모니터로 주차선을 보며 주차를 도와주는 주차 가이드시스템도 편리한 기능이다. 핸들링의 재미를 더해주는 액티브 스티어링시스템도 달리는 재미를 더해주는 고급 옵션이다. E300의 실내는 고급스러운 재질의 월넛 나무 트림과 함께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에 은은한 불빛을 내는 실내등을 넣어 우아한 분위기를 낸다.

헤드라이트는 두 차종 모두 밝은 빛을 내는 HID를 달았다. 서스펜션은 제네시스3.8이 독일 콘티넨탈사의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한 것에 비해 E300은 가장 저렴한 코일 스프링 서스펜션이다. 시트는 제네시스3.8이 앞선다. E300이 앞좌석만 열선 시트를 단 것에 비해 제네시스3.8은 운전석에 냉난방 통풍 시트뿐 아니라 뒷좌석에도 전동 및 열선 시트를 달았다. 이 밖에 차선이탈 경보장치와 전자파킹브레이크, 하이패스시스템 역시 제네시스3.8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고급 편의장치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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