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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중증장애 청소년 10명과 등반하는 변창식 복지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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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게 된다니 가슴이 설렙니다."

2일부터 사흘간 대구보건학교 중증 장애 청소년 10명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지리산을 오르는 변창식(55.사진)대구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장의 목소리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변 관장은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쓰지 못하는 지체2급의 휠체어 장애인. 그는 그동안 대구 남산교회에서 20년 가까이 장애인 선교 활동을 벌이다가 1998년 남산사회복지관이 세워지면서 이 일을 맡고 있다. 복지관도 주간에 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등 장애인 돕기에 주력하고 있다.

"저는 그래도 포항 보경사 등 야트막한 산을 친구들의 도움으로 몇번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리산 같은 높은 산은 감히 오를 수가 없었죠. 그래서 지리산 등반을 제안했습니다."

대구남산복지재단과 SK텔레콤이 주최하고 대구시 사회복지협의회가 후원하는 이번 산행엔 휠체어 장애인을 도울 비장애인도 90여명이나 동행한다. 지역 대학의 사회복지학과와 산악동아리 소속 학생들과 의료진 등 자원봉사자들이다. 수시에 합격한 고3도 12명이나 들어 있다. 장애인 1명에 6~7명의 자원봉사자가 배정돼 좁은 길에선 이들이 장애인을 업고 넓은 길에선 휠체어를 밀게 된다.

등반대회는 2박3일동안 지리산 중산리를 출발해 장터목을 지나 천왕봉(해발 1915m)을 오른 뒤 법계사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장애 가족에겐 동경의 대상인 산을 오르는 체험을 하게 하고 자원봉사자들은 장애인을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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