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지도가 바뀐다] 7.저금리 뚫는 신상품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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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지난해 7월 국민은행이 처음 선보인 빅맨부동산신탁은 지난달 10일 6호펀드까지 판매 즉시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안정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정기예금 금리 이상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상품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은 저금리와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의 흐름에 맞춰 안정성을 추구하면서도 보다 높은 수익을 쫓는 새로운 개념의 재테크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자지급이나 만기 등을 고객들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선물.옵션 등을 이용해 추가수익을 올리는 예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 인기 끄는 부동산신탁〓국민.하나은행에 이어 한빛.한미.조흥은행 등도 부동산신탁 상품을 곧 시판할 예정이거나 준비 중이다.

부동산신탁은 주로 아파트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형태다. 건설회사에 공사비를 빌려주거나 아파트를 할인된 가격에 분양받아 업체에 되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내 고객들에게 수익금으로 돌려준다.

공사만 예정대로 진행되면 정기예금 금리보다 2~3%포인트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만기가 1년에서 1년6개월로 다소 길고 중도해지를 할 수 없다. 또 실적배당상품이어서 원금은 보장되지 않는다.

◇ 고객 맞춤형 예금상품〓지난 2월에 시판해 3개월 만에 수신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국민슈퍼정기예금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일반 정기예금의 경우 1년짜리로 예금을 했다 6개월 만에 찾으면 중도해지 이자(연 1~2%)밖에 받을 수 없지만 슈퍼정기예금은 1개월만 넘으면 해당 기간의 정기예금 이자를 그대로 받는데다 필요한 만큼 부분 인출을 할 수도 있다.

한빛은행도 지난달 한빛모아정기예금을 선보였다. 만기일과 이자지급방식을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고 추가 입금과 분할출금이 가능하다. 만기 지급식을 선택하다 중간에 월이자 지급식이나 연이자 지급식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 주가지수 선물 이용한 옵션형 상품〓조흥은행이 내놓은 CHB인덱스정기예금은 일정한 금리를 보장하면서 주가지수 상승에 따라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3개월에 연 3%, 6개월에 연 4%의 최저 금리를 보장하고 주가지수가 오르면 약 3%포인트 정도의 추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이 내놓은 신노후생활연금신탁상품인 세이프알파의 경우 전체 신탁자금의 10% 정도를 선물이나 옵션을 이용한 차익거래로 이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원금이 보장되며 운용이 성공적이면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외환은행측의 설명이다.

◇ 인터넷 전용예금〓최근 은행들은 수시입출금식예금 잔액이 일정금액을 밑돌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무이자통장'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주택.서울은행의 인터넷예금을 이용하면 잔액수준과 관계없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금리도 연 2~4%로 기존 보통예금(연 1%)이나 저축예금(연 2%)보다 높다. 그러나 소액을 창구를 통해 입금하거나 인출할 경우는 별도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창구거래가 아예 불가능한 완전한 인터넷 전용통장인 '농협E뱅킹통장' 의 경우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지만 적용금리는 연 4.5%다.

김원배 기자

*** 원금보장, 청약대행 …

증권.투신사들도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을 겨냥해 최소한 원금은 손해보지 않는 새로운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은행권의 신노후생활연금신탁처럼 금융회사가 원금을 직접 보장하는 상품도 나왔고, 공모주 청약을 대행해 주는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도 첫 선을 보였다.

◇ 원금보장형 투신상품=씨티은행이 오는 28일까지 1조원 한도로 판매하는 해외뮤추얼펀드인 씨티가란트펀드의 경우 씨티은행측이 미국 달러화로 원금을 보장한다.

최소투자금액은 1만달러(약 1천3백만원), 투자 기간은 3년이며 만기까지 보유했을 경우에만 지급보증을 받게 된다. 3년 후 원금을 맞추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AA등급 이상의 국공채에 투자하고 남은 자금으로 고수익이 기대되는 25개 생명공학 기업들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린다는 운용 전략이다.

다른 투신사들도 회사측이 원금을 공식적으로 보장하지는 않지만 상품 구조상 최소한 원금은 건질 수 있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타겟플러스혼합형펀드의 경우 회사채에 8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 고객의 편의성 높인 상품=대우증권이 10일부터 판매한 'ez-공모주 플랜매스터' 는 공모주청약을 증권사가 대신해 주는 랩어카운트 상품이다.

고객이 청약기업을 직접 고르고 주식을 처분하는 '수동형' 과 증권사가 기업 선택부터 처분까지를 모두 맡는 '자동형' 이 있다. 공모주 청약이 없을 때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 수익을 올린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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