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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투타 최다경기 출장 류택현·양준혁이 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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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남은 것은 최다 출장=양준혁은 이미 안타(2284)·홈런(350)·득점(1289)·타점(1369) 등 대부분의 통산 타격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기록의 사나이’다. 그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고지는 최다 경기 출장. 지난해까지 2071경기에 나서 이 부문 1위인 김민재(전 한화)의 2111경기에 40경기 뒤져 있다. 지난해 불혹의 나이와 잔부상 속에서도 82경기에 나선 그는 올 시즌 큰 부상만 없다면 41경기 이상 출전해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역 최고령 타자인 양준혁은 “이제 팀에서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신인의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양준혁의 대기록 뒤에는 무서울 정도로 철저한 자기 관리가 숨어 있다. 체력 유지를 위해 틈날 때마다 대구의 미군 부대를 찾아 스테이크를 먹고 팀내 트레이닝 코치와 식단을 상의하는 등 음식에서부터 프로 의식이 투철하다. 담배는 피우지 않고, 술도 시즌 중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입에 댈 뿐이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피트 로즈(전 신시내티)의 3562경기가 타자 최다 출장 기록이고, 현역 선수로는 오마 비스켈(시카고 화이트삭스)이 가장 많은 2742경기에 출전했다. 일본 기록은 노무라 가쓰야(전 세이부)의 3017경기, 현역은 다니시게 모토노부(주니치)의 2424경기다.

◆뒤늦게 빛난 꾸준함=류택현은 경기 중반 등판해 왼손 타자 한두 명을 상대하는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다. 2007년 홀드왕(23개)을 한 차례 수상했을 뿐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는 야구 인생을 걸었다. 1994년 OB(현 두산)의 1차 지명 신인으로 프로에 데뷔했으나 98년까지 단 1승도 따내지 못한 채 99년 LG로 팀을 옮겼다. 그러나 그에게는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꾸준함과 성실함이 있었다. 선발과 마무리투수들에게 빛이 가려 있으면서도 묵묵하게 마운드를 오르내리며 자신의 임무를 소화했다. 2004년에는 85경기에 등판해 역대 투수 한 시즌 최다 출장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해에도 8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많은 73경기(48과 3분의 2이닝)에 나와 12홀드를 따냈다.

그렇게 통산 795경기에 등판한 류택현은 올 시즌 19번 더 마운드에 오르면 조웅천(전 SK·813경기)을 제치고 역대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한 투수로 이름을 올린다. 류택현은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가능하다면 통산 1000경기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헤세 오로스코(전 뉴욕 양키스)의 1251경기가 투수 최다 출장 기록이다. 일본에선 요네다 데쓰야(전 한큐)의 949경기, 현역은 이와세 히토키(주니치)의 636경기로 류택현이 159경기나 앞선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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