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탄강 바닥 드러내 농사·식수확보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계속되는 가뭄으로 한탄강 본류의 물길이 완전히 끊겨 모내기철 농업용수와 12만 파주시민들의 상수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한탄강과 하류인 임진강 일대의 하천 생태계 파괴가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한탄강 고갈=하천 폭이 94m인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고문리 한탄강의 물길은 지난 3일부터 완전히 끊긴 상태다.

이 곳 부근에 설치한 농업용 보에서 물을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12만t을 채수하는 이 보에서는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자 8일째 하류로 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물 수요가 많아지는 모내기철을 맞아 물가두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농업용수 비상〓농업기반공사 연천.포천지부는 농업용 보 상류 한탄강의 수위(만수위 7m)가 5m 아래로 내려가자 지난 9일 오후 10시부터 농업용수 공급용 양수기 2대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고문.통현.은대리 일대 8백여 농가가 용수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통현1리 이윤승(李潤承.42)이장은 "농업기반공사가 가뭄에 대비한 수량 조절을 적절히 하지 못해 물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며 "농민들은 한해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식수원 부족〓고문리에서 30㎞ 가량 아래인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에 있는 파주 취수장은 식수원 고갈과 이에 따른 오염을 우려,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탄강이 바닥을 드러냄에 따라 상대적으로 오염이 심한 신천.영평천.차탄천과 임진강 상류 등에서 흘러오는 소량의 물을 상수원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 생태계 파괴 우려〓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이석우(李錫雨.43)사무국장은 "가뭄으로 하천이 말라붙자 임진강 명물 황복이 돌아오지 않는 데다 민물참게 등 수중 생물들의 서식환경도 망가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특히 한탄강과 임진강 지천에서 생활 오수와 산업폐수.축산폐수가 계속 흘러들어 하천 생태계 파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농업기반공사측은 한탄강에 물이 고이는 대로 농업용수를 즉시 공급하는 한편 하류 주변에는 인근 지천에서 물을 구해다 모내기용 논물을 대줄 계획이다. 또 소방차를 동원한 응급 급수 대책도 검토 중이다. 연천군은 소형관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