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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미루고, 전략 다시 짜고 … 안드로이드폰 전운 감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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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출시 미루고, 전략 다시 짜고 … 안드로이드폰 전운 감돈다

소니에릭슨코리아는 5월께 출시 예정인 이 회사의 첫 안드로이드폰 ‘엑스페리아 X10’과 관련한 마케팅 전략을 최근 백지화했다. 이 모델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 등 각종 전시회에서 뛰어난 제품력으로 ‘몬스터폰’이라는 별칭을 쓰는 전략폰이다. 익명을 원한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다음 달 초 내놓을 안드로이드폰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한 뒤 대응하려고 공들여 짜놓은 두 가지 안을 일단 보류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첫 안드로이드폰 출시를 앞두고 스마트폰 업계에 이처럼 전운이 감돌고 있다. 키움증권의 김병기 연구위원은 “구글의 검색 기능과 삼성의 제조 능력이 결합된 안드로이드폰에 대해 소비자의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잇따라 쏟아져 나올 안드로이드폰 역시 만만찮은 제품력을 갖춰 치열한 판매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염철진 차장은 “연초에 애플 아이폰과 삼성의 옴니아2 사이의 판매경쟁이 한국 시장 내 1차 대전이었다면 안드로이드폰이 가세한 싸움은 2차 대전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삼성이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할 스마트폰(모델명 M100S)부터는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2.1OS(운영체제)를 탑재한다. 온라인 콘텐트 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상반기에 출시될 스마트폰 중 지상파DMB와 음성통화 서비스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유일한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기대도 적잖다. 서울 강남 SK텔레콤 선민대리점을 운영하는 김선홍 사장은 “하루 20명 정도가 스마트폰 개통 문의를 해오는데 절반가량은 삼성 안드로이드폰이 언제 나오느냐를 먼저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구글이 외주 형식으로 개발해 연초 출시한 안드로이드폰 ‘넥서스1’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도 첫 2.1버전이어서 삼성의 부담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 스마트폰의 출시일을 당초 이달 말로 잡았다가 연기한 바 있다.

팬택은 ‘시리우스’라는 이름으로 이 회사 첫 스마트폰을 다음달 25일께 출시한다. 이용준 상무는 “속도나 기능 면에서 경쟁사들의 안드로이드폰과 비슷하면서도 기존 ‘스카이’ 브랜드에 익숙한 고객들을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순항 중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시리우스 돌풍으로 탄력을 보탤 생각이다.

국내 단말기 제조업계를 긴장시키는 해외업체는 소니에릭슨이다. 액정 크기가 10.2㎝로 가장 크고, 화면도 810만 화소나 된다. 반응속도 역시 최고 수준이라서 ‘몬스터폰’으로 불린다. 박상태 차장은 “독자적인 사용자경험(UX) 서비스를 통해 트위터·페이스북·e-메일을 주고받은 기록을 시간대별로 관리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폰의 흥행이 생각보다 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전성훈 연구위원은 “제품의 기능과 성능이 제각각이라 콘텐트 호환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단말기와 OS 표준화 문제가 대두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문병주 기자

◆안드로이드폰=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단말기 업체는 별도의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는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검색·e-메일·유튜브 등 콘텐트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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