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펭 페이윈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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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0대에 중국 공산당에 입당한 뒤 문화혁명의 거친 파도를 헤쳐온 펑페이윈(彭□云.72)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동북아 여성지도자대회에 참가했다.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중국 여성들이 앞으로 투쟁해야 할 부분' 을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서 중국 여성계의 지도자다운 면모가 풍겼다.

그의 이력서는 1966년부터 75년까지가 비어 있다. 문화혁명 당시 하방돼 받은 고통을 말해 준다. 그 시절에 대한 소회를 묻자 펑부위원장은 "문화혁명은 중국 역사의 불행한 사건이었다" 며 "그러나 덕분에 육체노동을 하고 농민과 접하면서 그들의 실상을 알 수 있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스스로를 훈련할 수 있는 좋은 시기였다" 고 회고했다.

그는 "문혁이 있었기에 공산당과 국민들이 교훈을 얻어 중국식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할 수 있었다" 며 "때로는 전화위복이 되는 게 바로 역사" 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여성계에 대해 그는 "95년에 열린 제4회 세계여성회의를 통해 중국의 '여성사업' 이 큰 활력을 얻었다" 며 "지난달 20일 국무원 상무위 회의에서는 '2001~2010 중국여성발전요강' 이 통과돼 중국 여성사업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고 소개했다.

그는 여성발전요강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로 여성의 정치참여를 꼽았다. "성장.시장 등 고위 관리직에 여성이 최소한 한 명은 진출하는 게 목표" 라고 설명한 그는 "여성의 정치 참여 폭을 넓히는 데 온 힘을 쏟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석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 이란 표현이 나오자 "중국은 자본주의가 아니다. 중국식 사회주의다" 고 바로잡았다. 또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얘기가 나오자 "이 일은 무엇보다도 일본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며 "잘못된 역사는 바로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인데…" 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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