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카네이션 대신 간이식 선물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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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아들 녀석이 내 몸속에 평생 시들지 않는 카네이션을 달아 주었습니다. "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준 군인 아들의 효성이 8일 삼성서울병원의 훈훈한 화제가 됐다. 대구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2학년을 마치고 올초 입대한 육군 진군포병부대 사공헌구(司空憲求.21)이병.

그는 이날 아침부터 아버지 사공익(司空益.49)씨와 나란히 병상에 누워 열시간에 걸친 간 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2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는 지난 1월 초 간암 판정을 받았다.

병세가 악화된 아버지는 4월 초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고, 司空이병은 "아버지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 간 이식" 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내 주기로 결심한 그는 지난달 말 부대의 배려로 조직검사를 받아 '수술 가능' 통보를 받았고 곧바로 부대에 휴가를 신청했다. 수술 날짜는 공교롭게도 어버이날인 8일로 잡혔다.

수술을 마친 司空이병은 "자식으로서 당연히 할 일이었다" 며 아버지가 부디 옛날의 건강을 회복하길 빌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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