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정보화 신도시 조성사업 문제점은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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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송도 정보화 신도시 조성사업이 2.4공구 매립 완료와 테크노파크 착공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5백30여만평의 바다만 매립한 채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재원 부족과 첨단 벤처기업들의 입주 기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재원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월 매립이 끝난 2.4공구 공사비 1천6백여억원 중 30% 가량을 아직까지 건설업체에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2.4공구의 공동주택용지 매각 계약금으로 1백여억원의 수입이 예상되나 그것도 현재 진행 중인 1공구 매립 공사비 등에 쓰면 남는 것이 없다.

인천시는 송도 미디어밸리에 정보통신업체 등을 유치하기 위해 부지를 조성원가(평당 89만원)의 절반 수준인 평당 40만원에 분양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2.4공구에서만 최소 1천4백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별도의 예산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공사가 진행될수록 인천시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계산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 신도시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 자체예산이나 국고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며 "채권 발행이나 민.외자 유치, 공공관리기금 차입 등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재정 능력에 맞게 사업규모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정보통신업체들의 입주 기피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인천대에서 인천지역 정보통신업체 3백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9.1% 1백78개 업체가 '입주할 의사가 없다' 고 응답했다.

인천시가 지난해 10월에 가진 투자설명회 이후 1백40여 업체가 입주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이 중 입주를 확정한 업체는 35개뿐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점 등 때문에 초기단계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반응" 이라며 "내년 상반기 2.4공구의 기반시설이 완료되면 기업들도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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