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몰려 주례도 '품귀' 현상 빚어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지난 5일 대전시 서구 D웨딩타운에서 결혼한 김모(30)씨는 예식장에서 소개한 주례를 세우고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역 인사를 대상으로 3∼4개월 전부터 주례를 물색했으나 결혼식날 이미 다른 사람의 주례를 서기로 약속한 상태였다”며 “이 때문에 낯선 분을 모시고 결혼식을 올리게 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아 주례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안면도 없는 사람을 주례를 모시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98년 5월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으로 정치인이나 단체장 등 선출직 인사나 출마후보자들의 결혼식 주례가 금지된 이후 주례 ‘품귀’현상을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윤달(4월)에는 결혼식을 올리지 않는 풍습에 따라 지난달과 이달 중순까지 예식장마다 결혼식이 몰려 이같은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대전 D웨딩홀의 경우 이달들어 주말과 휴일 예약 건수는 하루 평균 7∼8건으로 지난 3∼4월에 비해 3건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예식장이 알선한 주례를 세우고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 신랑 ·신부는 2∼3건으로 지난달 이전보다 평균 1∼2건 증가했다.

대전 M예식장도 휴일 결혼 예약건수 5∼6건가운데 1∼2건은 예식장에서 주례를 알선한 경우다.

천안시내 한 예식장은 지난 4월 결혼예약 28건 가운데 30%인 8쌍이 주례를 구하지 못해 예식장에 주례 섭외를 부탁했다.

예식장에서 알선하는 주례 인사는 대부분 전직 교사나 공무원으로 비용은 5만원∼20만원 정도다.

선출직 공무원 주례금지조치이후 98년 10월부터 시 ·군 선관위별로 주례를 알선하고 있는 충남도 선관위에도 요즘 주례 알선 건수가 한달 평균 3∼4건으로 꾸준한 편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