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위조 '국적세탁' 미군내 대학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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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경찰청은 7일 한국학생 10명을 외국인인 것처럼 여권을 위조, 미8군 내 센트럴 텍사스칼리지(CTC) 분교에 부정입학시켜준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宋모(63.여.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를 구속했다. 또 미국인 군속을 포함한 브로커 2명과 학부모.학생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파나마 거주 변호사 金모(67)씨에 대한 공조수사를 인터폴에 의뢰했다. 金씨는 학생들이 코스타리카.영국.캐나다 국적인 것처럼 여권을 위조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특히 국내 대학 부정 특례입학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된 켄트외국인학교 조건희(52.여)이사가 이 사건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했음을 밝혀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미8군 군속 출신인 宋씨 등은 1999년 11월 尹모(42.여.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씨로부터 "아들을 CTC에 넣어달라" 는 부탁을 받고 尹씨 아들이 외국인인 것처럼 여권을 위조해 입학시켜주고 4천2백만원을 받는 등 10명의 학부모로부터 13만달러(약 1억7천만원)를 챙긴 혐의다.

CTC는 텍사스주에 본교를 둔 2년제 대학으로 97년 8월부터 외국인.미영주권자.한국인 미군속 자녀들만 입학시키고 있다.

경찰은 "켄트외국인학교의 趙씨가 브로커 宋씨 등을 통해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아 파나마의 金변호사에게 여권 위조를 부탁하는 등 범행에 개입했다" 고 말했다.

수사 관계자는 "CTC에 대한 한국인 입학이 97년 이후 금지돼 학생수가 줄자 학교 간부인 미국인 H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趙씨로부터 위장 학생을 소개받아 왔다" 고 설명했다.

한편 부정 입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교육환경 부실을 이유로 휴학 또는 중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재용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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