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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개발자·소비자의 ‘윈윈 게임’ 개방형 경영시스템 시대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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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그동안 단말기 플랫폼은 통신회사마다 따로 운영했다. 특히 선두 회사들은 개방형 체제를 선뜻 택하지 못했다. 전통 경제학 논리로 보면 폐쇄형 시장구조로 경쟁우위를 선점하고, 제품 라이프사이클을 조절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역 할거주의 모바일 환경으로 말미암아 단말기 제조회사와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 개발자들은 각기 다른 플랫폼에 맞춰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디지털 콘텐트를 이용하는 데 당연히 불편을 느꼈다.

안드로이드는 이런 폐쇄적 모바일 환경을 깨려는 프로젝트였다. 공개된 소스(원천 프로그램)를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도록 해 앱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오픈 플랫폼은 단말기의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내리고, 콘텐트를 풍부하게 한다. 개발자들이 국경을 초월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서다.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 해외 단말기 회사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속속 선보이는 까닭이다.

글로벌 회사들은 개방형 플랫폼을 동원해 급변하는 시장에서 남보다 빨리 시장 트렌드를 이해하고, 더욱 진보적·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 미국 생활용품 업체 P&G의 ‘C&D(Connect & Develop)’ 전략이 일례다. 핵심 역량인 연구개발(R&D)에 외부 전문인력이나 리소스를 적극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이 회사는 C&D 전략을 통해 제품개발 사이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더욱 어필하는 혁신 제품을 내놓는다. 미국계 제약회사인 머크는 개방형 신약개발 시스템을 도입해 대학이나 국공립연구소·정부기관은 물론 다른 제약·생명과학 경쟁사와도 적극 라이선싱 제휴를 한다. 특히 세계적 과학자 15명으로 구성된 ‘사이언스 앰배서더’를 출범해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가교 역할을 맡겼다.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다가온 개방형 경영시스템은 관련 회사들에겐 더 큰 시장을 만들어 주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가져다준다. 소비자에겐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발전적 생태계를 서비스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 개방형 플랫폼 바람이 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이사 wlee@google.com

☞이원진(43)=미국 퍼듀대 전자공학 학사·석사, 미국 i2테크놀로지 부사장, 한국매크로미디어 대표, 한국어도비 대표, 2007년 구글코리아 초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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