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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쓰고 싶지만 한 팀만 쓸 수 있다, 가을의 전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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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들이 전망한 2010 시즌 판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시즌 개막을 알리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달 27일 막을 올리는 정규시즌에서 각 팀 감독들은 지난해 1~5위인 KIA·SK·두산·롯데·삼성이 올해도 4강과 우승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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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팀 감독 “목표는 우승”=감독들은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1차 목표는 4강’이라고 말하던 과거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였다.

지난해 챔피언인 KIA의 조범현 감독은 4강 후보를 묻자 “일단 KIA를 뺀다면 SK와 두산·삼성·롯데”라고 답한 뒤 “하지만 우승은 KIA가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성근 SK 감독도 “2007~2008년 아시아시리즈와 2009년 한국시리즈 최종전을 모두 졌다. 올해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겠다”고 우승을 다짐했다.

최근 5년간 세 차례 준우승에 그친 김경문 두산 감독과 5년 재계약 첫해를 맞이한 선동열 삼성 감독도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공언했다. “우승컵을 부산으로 가져오겠다”고 말한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과 “LG가 우승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한 박종훈 LG 감독을 포함하면 6명의 사령탑이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4강 후보에 대해 선동열 감독은 소속팀을 빼고 두산과 SK·롯데·KIA를 꼽았고, 김경문 감독은 넥센과 한화를 제외한 6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위권으로 예상된 LG와 넥센·한화의 사령탑들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박종훈 감독은 “LG가 포스트시즌의 중심에 서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한화의 한대화 감독은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4강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다른 감독들이 넥센을 4강 후보로 꼽지 않았는데, 큰코다칠 수 있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선수와 팬이 함께한 축제=이날 행사에는 각 팀 간판 선수와 신인뿐 아니라 미디어데이에서는 처음으로 500여 명의 팬도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상현(KIA)과 이대호(롯데), 박용택(LG) 등 8개 구단 대표 타자들은 올해 스트라이크존이 좌우로 공 반 개씩 정도 확대돼 가장 유리할 것 같은 투수로 류현진(한화)을 꼽았다. 류현진은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뿌리며 스트라이크존을 가장 폭넓게 활용하는 투수로 평가받는다.

이대호는 한 어린이 팬이 “왜 도루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사실 내가 선수 중 제일 느린 편이다”며 “(발이 느리면) 출루는 안 하고 홈런을 치면 된다”는 대답으로 좌중을 웃겼다. 로이스터 감독은 좋아하는 한국 음식과 걸그룹을 묻는 질문에 “불고기가 제일 맛있다. 그런데 밥하고 같이 먹어야 한다”며 웃은 뒤 “걸그룹은 카라가 가장 좋다. 막내딸 이름이 카라이기 때문”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박용택은 ‘딸이 나중에 야구 선수와 결혼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세 살 된 딸이 집에서 야구방망이를 갖고 논다. 야구 선수 사위는 원천봉쇄하고 싶은데 딸이 꼭 원한다면 야구 잘하고 연봉이 많은 선수면 좋겠다”며 웃었다.

신화섭·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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