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고 업체를 알면 … 나를 알고 업체를 알면 구인 - 구직자 ‘묶어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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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한 주부 구직자가 전문 직업상담사와 대화하고 있다.

9일 낮 12시. 옛 아산경찰서 자리의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 2층이 사람들로 북적댔다. ‘아산일자리지원센터’가 오후 2시부터 여는 첫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삼성전자 협력사인 아산 음봉의 태산LCD㈜가 ‘좋은 조건’으로 많은 생산직 인력을 뽑았다. 연봉 2200만~2500만원, 주야 2교대, 통근버스 운행. 나이 제한도 특별히 두지 않았다.

20대 남녀부터 40대 주부까지 몰렸다. 문모(42·아산 모종동·주부)씨는 “월수 200만원에 자녀 학자금도 지원한다고 해 관심이 간다”며 이웃 주부 2명과 함께 구직신청서를 작성했다. 이날 43명이 면접을 했고 12명이 채용됐다.

아산일자리지원센터는 충남 16개 시·군에선 처음으로 지자체가 만든 취업알선기관으로 지난 2일 문을 열었다. 센터 규모는 204㎡(62평)로 취업상담실·심층상담실·교육장 등을 갖췄다. 센터에는 시공무원 2명, 직업상담사 4명, 충남북부상공회의소 직원 1명이 함께 근무한다.

아산시 김일규 지역경제과장은 “노동부 고용지원센터 등 취업관련 기관이 대부분 천안에 있어 아산시민들이 구직활동에 지장이 많았는데 이제 아산시·상공회의소·노동부가 상호 협조해 구인·구직자를 연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자리지원센터 문은 다른 지역 구직자에게도 활짝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옛 아산경찰서 2층에 자리잡은 아산일자리지원센터에는 많은 업체들의 구인정보가 직종 별로 나눠 게시돼 있다. [조영회 기자]

아산시일자리지원센터는 문연지 3주동안 이미 많은 성과를 냈다. 두번의 구인·구직 만남 행사 시 28명을 포함, 98개 업체에 131명이 취업했다.

직업상담사 4명이 구직자 면담

시는 센터 운영을 취업 전문컨설팅업체에 맡겼다. 직업상담사가 구직자의 정확한 스펙(능력)을 확인해 구인업체를 찾아 연결해 주고 있다.

양희성 운영팀장과 3명의 상담사가 그 역할을 한다. 양 팀장은 “우리 센터는 협업 체제가 잘 갖춰져 있는 게 강점”이라며 “상공회의소가 구인업체를 알선하고, 노동부 천안종합고용지원센터는 직원 채용을 돕기 위해 구직자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센터가 문을 열자 구직·구인업체가 줄을 이었다. 아산시에 따르면 센터를 방문해 구직표를 작성한 사람이 지난 19일 현재 340명이었다. 토·일요일 빼고 하루 24명 꼴로 상담을 한 셈이다. 구직표엔 개인신상정보 및 학력, 주요이력, 희망취업조건, 짧은 자기소개 등을 기재한다.

직업상담사 김금선씨는 “60세 이상 구직자가 많은 데 놀랐다”며 “상담하는 분들의 구직 열의가 높고 일에 대한 자신감도 넘친다”며 실버 일자리 창출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직접 일자리지원센터 찾아 상담하길

아산시청 홈페이지(www.asan.go.kr) 일자리정보(생활포탈) 코너에 업체들이 올리는 구인정보도 센터 개소 후 부쩍 늘었다. 이미 200곳에 육박했다. 16일 하루에만 ㈜우신설비의 경리직원 채용 등 12개 업체의 채용 정보가 올랐다. 구직자 홈페이지 방문도 크게 늘어 1300여 회 클릭한 구인업체 정보도 있었다.

아산시 오세규 고용증진팀장은 구직자들은 홈페이지 상에서 구직표 작성한 걸로 끝내지 말고, 일자리지원센터를 찾아 직업상담사와 얼굴을 맞대고 상담하길 권했다.

양 팀장은 “직접 상담한 구직자들은 상담사들이 집중 관리해 취업률이 높은 편”이라며 “구직자 성향과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상담사들이 아산 업체에 국한하지 않고 노동부 일자리정보(워크넷, www.work.go.kr) 등을 이용해 취업을 돕는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구직표도 센터에서 상담사와 상의해 작성하는 게 좋다고 했다.

매주 화요일 구인·구직 만남의 날

일자리지원센터에선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가 열린다. 오늘(23일)도 4개 업체가 행사에 참여한다.

지난주(16일)엔 주방밀폐용기를 만드는 락앤락(아산 선장면)이 생산직을 뽑았다. 학력·나이 제한이 없고 주부사원을 우대했다. 총 23명이 면접, 16명이 즉석에서 채용됐다. 40대 주부가 다수였다. 월 급여는 평균 160만원에 상여금이 450%였다. 통근버스가 운영되고 주야 2교대 근무다. 이렇게 매주 화요일 이뤄지는 아산시의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는 전국서 처음있는 일이다.

▶문의= 구인·구직 상담 041-537-3980~6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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