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민주당 대표 "왜곡된 역사 교육 일본학생에도 안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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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의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대표가 한국을 방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를 차례로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3일 하토야마 대표를 만나 교과서 왜곡 파동 등 양국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교과서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역사적 사실은 사실 그대로 기술, 일본이 신뢰받는 나라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문제가 된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새역모)의 교과서는 쓰지 말아야 될 것을 쓰고 써야 될 것은 빠뜨린 부분이 있다. 이를 일본 학생들이 배우고 자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 한국은 정식 외교 경로를 통해 왜곡 부분에 대한 재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견해는.

"김대중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두가지 얘기가 있었다. 하나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냉정하게 학문적 입장에서 양국 학자들이 역사적 사실을 조사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일본 대다수 국민의 역사관은 '새역모' 의 역사관과 다르다는 점이다. "

- 일본에서 평화헌법의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도 개헌론자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에서 헌법 개정을 주장하면 마치 우익의 논리를 대변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나는 자유주의적인 입장에서 평화주의와 인권 문제를 확실히 하기 위한 개헌을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자위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는 (전력 보유를 금지한)헌법조항은 그대로 두고 그 해석을 점점 완화시켜 왔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헌법에 자위대 설치에 대한 근거를 확실히 두고 그 감시장치를 분명히 규정해야 한다. "

- 새로 출범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의 보수화,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대한 참배가 논의되고 있다. 물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소중한 일이지만 야스쿠니 신사에는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의 위패가 함께 모셔져 있다. 민주당은 야스쿠니 신사의 공식 참배에 반대한다. "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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