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경마 여기수 이신영· 이금주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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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과천경마장에 본격적인 여성기수 시대가 열린다.

이신영(李信英.22?).이금주(李今珠.24)씨가 그 주인공.

한국마사회(회장 윤영호) 산하 기수 양성기관인 경마교육원은 이들이 남자 동기생 13명과 함께 오는 4일 기수시험 마지막 관문인 면접만을 남겼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치른 필기.실기시험을 모두 합격한 상태여서 면접도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마교육원은 1999년 5월부터 25명의 후보생을 대상으로 2년 과정의 기수수업을 실시했으나 마필 돌보기 등 마굿간에서 살다시피 하는 고된 훈련으로 다른 여성 3명을 포함해 10명의 후보생이 중도 탈락했다. 마사회 관계자들은 두 여성기수의 기량이 남자기수 못지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문공고를 보고 말과 인연을 맺기로 결심했다는 이금주씨는 "이젠 말 비린내가 향기 같다" 고 즐거워했다. 이신영씨는 우연히 경마장을 찾았다가 기수의 길을 선택했다.

이들은 면접 통과와 함께 기수자격을 취득,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정식으로 말 고삐를 잡을 것으로 보여 1922년 국내에 경떠?소개된 이후 본격적인 여성기수 시대를 열 전망이다.

국내 첫 여성기수는 이옥례씨로 75년 스물한 살 때 3개월 과정의 단기 기수양성소 교육을 마친 뒤 뚝섬경마장에 데뷔해 선풍을 일으켰으나 6개월밖에 활동하지 않아 아쉬움을 샀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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