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서 퇴출 러틀랜드, 오스트리아에선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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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프로농구 팬이라면 토니 러틀랜드(사진)를 기억한다.

1998~99년 시즌 SK에서 뛰던 한국계 혼혈 미국 선수다. 재계약에 실패, 99년 3월 서울을 떠나며 할머니의 손을 잡고 울먹이던 모습이 애처로웠다. 당시 "반드시 돌아와 할머니를 모시겠다" 고 다짐하던 러틀랜드는 현재 오스트리아 프로농구 오버발트 군너스 클럽에서 리딩 가드로 활약하며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러틀랜드는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28.7득점.4.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눈부신 개인기로 관중을 사로잡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3월 3일 벌어진 올스타전에서는 3점슛왕.MVP를 석권했다. 미국 공군 사병 사이에서 러틀랜드를 낳은 한국인 어머니 박상임씨는 96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홀로 러틀랜드를 키웠다.

국내 데뷔 당시 러틀랜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신출내기였다. 미국 대학농구는 공격제한시간이 무려 35초로 국내 프로리그보다 11초나 길다. 러틀랜드는 볼을 오래 끌며 찬스를 만드는 스타일이어서 국내에서는 시간에 쫓겼다. 프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고,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덜 거친 유럽에서 테크닉 위주의 플레이가 먹혀든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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