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석, 밴쿠버 한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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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호석이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뒤 주먹을 쥐고 있다. [소피아 AFP=연합뉴스]

이호석(23·고양시청)과 곽윤기(21·연세대)가 쇼트트랙 남자 1000m 금·은메달을 휩쓸었고, 조해리(고양시청)는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따 자존심을 살렸다.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이호석은 21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열린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34초198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호석은 쇼트트랙의 최고 기대주였지만, 부상 후 처음 참가한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는 은메달만 2개 따냈다. 이날 금메달은 밴쿠버 한풀이였다.

밴쿠버 2관왕 이정수(21·단국대) 대신 1000m에 나선 곽윤기는 1분34초231로 이호석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1000m에 나선 조해리도 밴쿠버 여자부 3관왕 왕멍(중국·1분31초603)에 이어 2위(1분31초69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경기장 한 켠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린 한국 선수들도 있었다. 성시백과 박승희(광문고)다. 성시백은 이날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결승선을 2바퀴 남기고 2위로 달리다가 넘어졌다. 밴쿠버 올림픽 500m 때와 상황이 비슷했다. 선두로 올라서기 위해 안쪽 추월을 노리던 성시백은 왼발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던 중 선수들과 충돌 없이 미끄러져 펜스에 부딪혔다. 펜스에 충돌할 때 받은 충격이 꽤 컸는지 그는 빙판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들것에 실려나갔다. 발목을 다친 그는 결국 계주 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박승희는 여자부 1000m 준결승에서 저우양(중국)과 2, 3위 다툼을 하던 중 함께 넘어져 실격당했다.

한편 이호석과 박승희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500m·1000m·1500m 랭킹 포인트 순으로 상위 8명이 출전하는 남녀 3000m 슈퍼파이널 1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남자 1000m 금메달리스트 이호석은 이날 열린 3000m 슈퍼파이널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86점을 얻어 곽윤기를 제치고 우승했다.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인 박승희도 3000m 슈퍼파이널에서 1위를 차지해 73점으로 대회 우승을 확정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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