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손 스웨덴 총리 평양갔다 서울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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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페르손이 가져올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의 대남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

정부 고위 당국자는 1일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일행의 평양.서울 연쇄방문(5월 2~4일)에 대한 기대를 이렇게 표현했다.

무엇보다 지난 3월 5차 장관급 회담 무산 이후 중단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자칫 장기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페르손 총리를 통해 북한측이 직.간접적인 신호를 보내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1박2일간의 짧은 평양 체류 기간이지만 페르손 총리는 金위원장과 정상회담.만찬 등 2~3차례 만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역할▶북한의 미사일 문제▶인권상황 개선▶경제협력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외교통상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특히 金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남북관계나 북한의 대외문제와 관련해 주목되는 언급을 할 가능성도 있다.

金위원장으로서는 서방 정상을 처음으로 평양으로 불러들인 자리인데다 75명의 세계 각국 기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이미지 부각을 위한 고도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페르손 총리를 불러들인 것은 미국의 부시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심리전이라는 분석도 한다. 대북정책 재검토를 이유로 북한을 멀리하고 있는 부시 진영을 제쳐두고 EU측에 '구애(求愛)' 함으로써 조속한 북.미 대화를 촉구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것.

여기에다 최근 들어 대북 접근을 가속하고 있는 EU측의 대(對)한반도 영향력 확대 노력이 더해져 방북이 성사됐다는 관측이다.

베이징=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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