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59)총리의 조부가 조선 최초의 여성비행사와 염문을 뿌렸던 사실이 최근 새롭게 조명됐다.
이같은 비화는 건축학자인 목원대 건축도시공학부 김정동(金晶東.52)교수가 오는 5월 2일 출간할 '일본 속의 한국 근대사 현장3' (도서출판 옛 오늘)에서 공개됐다.
金교수는 이 책에서 "제국주의 시절 체신대신을 역임한 현 일본총리 조부 고이즈미 마타지로(小泉又次郞.1880~1950)가 조선여성 최초로 2등 비행사 자격을 따낸 박경원(朴敬元.1897~1933.사진)과 신문 가십란의 단골메뉴가 될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고 밝혔다.
朴씨는 1925년 도쿄 일본 비행학교에 입학, 2년 뒤 비행사 시험에 합격했다. 朴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조종사인 안창남(安昌男)과 함께 이름을 날렸다.
朴씨는 31년 4월 당시 체신 대신이던 마타지로와 만난 후 급속히 가까워져 대구가 고향인 朴씨가 귀향할 때 몰고 갈 비행기를 마타지로가 내주기도 했고 함께 신사참배도 하는 등 화제를 뿌렸었다.
朴씨는 33년 8월 7일 자신이 일본 정부에서 불하받은 비행기를 몰고 한국으로 오던 중 추락사했다.
金교수는 "헌법 개정 등 한국에 껄끄러운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나 있을까" 라는 소감을 밝혔다.
대전=조한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