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 진료비 지급율 광주가 서울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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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광주(光州) 시민 한 사람(피부양자 포함)이 낸 의보료 대비 진료비 사용률이 서울보다 세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료 심사 및 지급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시민 한 사람은 12만5천여원의 의보료를 내 이의 2.6배 가량인 28만여원 가량의 진료비(의보 재정 부담분)를 썼다.

반면 서울은 1인당 전국에서 가장 많은 17만3천여원의 의보료를 냈으나 의보 재정에서 사용한 금액은 15만9천여원으로 낸 돈의 92%밖에 쓰지 않았다.

낸 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쓴 곳은 울산.인천.경북.경기 등이었고 전북.강원.제주 등지는 많이 쓴 곳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7월 건강보험 통합 이후 의보료 부과체계와 요율.의보료 등이 같아진 이후 쓰는 금액을 따져볼 수 있게 되면서 지역별 불균형이 부각되고 있다. 통합 전까지는 조합이나 지역별로 다른 체계에 따라 다른 의보료를 부담하더라도 그 지역 내에서는 균형을 이뤘고 타 지역과 비교하는 게 별 의미가 없었다.

광주시의 경우 의원.치과의원 한 곳이 담당하는 의보 적용인구가 1천62명인데 비해 서울은 1천8백6명이나 돼 상대적으로 광주엔 인구 대비 의원수가 많은 게 이런 격차를 불러온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인구 한 명당 진료횟수 면에서 서울 시민은 지난해 내내 10.5일만 의료기관과 약국을 이용했으나 광주는 두배가 넘는 21.9일, 전북은 21.5일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20.4일로 많이 이용하는 축에 들었다. 전북의 사용금액이 많은 이유에는 의보 적용인구 중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비율이 서울은 6.5%인데 비해 전북은 8.1%로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부양가족수.의료기관수나 약국 이용률 등을 의보료 부과기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이같은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의료보험팀장은 "동일 기준을 적용해 능력에 맞춰 의보료를 부담하고 있는데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한다고 의보료를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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