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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선배와의 대화] 샘표식품 김서인 인사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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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22년차 취업 선배는 삼행시로 강의를 시작했다.

“ ‘김’서인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그리고 재미있게 일하는 샘표의…, ‘인’사팀장입니다.”

2일 오후 서울 신수동 서강대 학생회관(C관) 301호에서 열린 ‘취업 선배와의 대화’에선 김서인(48·사진) 샘표식품 인사팀장이 강사로 나섰다. 그는 직장·연봉의 의미, 그리고 중견기업의 매력을 짚어줬다. 인사 담당자로서 취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직장 생활은 ‘마라톤’이다. 25살부터, 길면 65살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제·정신·육체적으로 가장 건강한 때다. 그는 “인생 황금기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인생의 80%를 차지하는 직장 생활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직장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그 때문이다.

“2006년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입사원의 첫 직장 평균 근속 연수가 2년이 채 안 됩니다. 직장 생활을 멀리 보지 않고 입사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죠. ‘일단 입사하고 보자’는 생각을 접고 스스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 선택 기준이 뭔지 돌아봐야 합니다.”

연봉은 입사 지원자들이 중요하게 꼽는 회사 선택 기준이다. 그는 연봉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초반에 연봉을 얼마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입사 10년 뒤에 얼마 받느냐가 중요하다”며 “회사의 발전 속도에 따라 연봉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봉 3000만원을 받지만 나중에 발전 가능성이 없는 곳보다, 현재 2000만원을 받더라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면 후자를 선택하는 게 맞다는 이야기다.

그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샘표식품을 꼽았다.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 동력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 ‘샘표 간장’ 등 대표 제품이 해외 동포뿐 아니라 현지인을 상대로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기능성 조미료·신소재 수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견기업으로서 매력도 갖고 있다고 했다.

“대기업은 경쟁이 치열하죠. 그만큼 근무 강도도 세고 살아남기 힘듭니다. 하지만 중견기업은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사 지원자에게 걸맞은 회사입니다.”

그는 회사보다 중요한 것이 ‘직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언제라도 옮길 수 있지만 직무는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좋아하면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을 직무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좋아하지 않는 일에 열정을 갖고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잘하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인사팀장으로서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샘표식품의 지난해 신입사원 입사 경쟁률은 약 200대1이었다. 취업은 ‘운’에 맡길 게임이 아니다”며 “현실을 직시해 입사 확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펙 쌓기’도 그중 하나다. 그는 “인사 담당자가 스펙을 보는 것은 그 이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스펙 좋은 사람이 남보다 더 노력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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