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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공부 개조 클리닉’ 대상자 선발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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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개조 클리닉 1박2일 캠프에서 프로젝트팀은 참여 학생들의 학습 상태를 개별적으로 점검해주고 궁금증을 해결해줬다. [황정옥 기자]

지난 1월 22일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송추유스호스텔. 첩첩이 둘러싸인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이곳에 고교생 8명과 교사, 학원 강사, 입시 컨설턴트가 모여들었다. ‘2010 공신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학생들과 이들을 도우러 나선 전문가들이다. 공부의 신으로 거듭나기 위해 치열한 밤을 보낸 아이들. 그리고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한 명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진 교육 전문가들. 그들의 1박2일을 함께했다.

글=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유스호스텔에 도착한 8명의 학생은 숙소에 짐을 풀고 강의실에 다시 모였다. 사는 곳도, 다니는 학교도 제각각인 학생들은 조금은 긴장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오후 5시30분 이투스청솔 이종서 이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혹시 ‘나는 수시로 대학 가겠다’ 또는 ‘정시에 올인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나요? 스스로를 수시형·정시형으로 구분하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공부에 소홀해서, 입시에 자신이 없어 쉽게 결정하려 드는 건 아닌지 잘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지금부터 환상을 깨도록 하세요.”

이 이사의 냉정한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그는 “무엇을 하든 적극적·능동적 태도가 필요하다. 공부도 마찬가지”라며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궁금증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난 후 아이들은 저녁 식사를 하며 짧은 휴식을 취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그룹 컨설팅을 준비하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 준비물을 챙기기도 했다. 프로젝트팀의 조언을 적어둘 노트와 펜은 필수 준비물. 자신의 학습을 진단받기 위해 평소 풀던 문제집을 가져온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이 강의실에 일렬로 자리를 잡자 교육 전문가들도 일렬로 앉았다. 학생의 질문에 프로젝트팀이 답하는 형식으로 컨설팅이 시작됐다.

김윤형(서울 서라벌고 2)군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언어영역 선생님께 질문하겠습니다. 올해 2학년이 되는데 주위에서 흔히 말하는 문제 풀이 ‘기술’을 지금부터 익혀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송태성 강사가 대답했다. “지금은 지문을 정확하게 읽는 원론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절대 눈으로만 읽지 말고 지문을 직접 분석해 보세요. 국어 교과서 지문 독해와 수업 예·복습부터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이어 박수현(경기 상동고 2)군이 영어 공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단어를 열심히 외우는데도 왜 어휘력은 그대로일까요?” 정석현 강사는 “시중 단어집은 이미 공부한 어휘를 확인할 때 유용한 교재”라며 “2학년이면 아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영어책을 보면서 모르는 어휘를 따로 정리해 ‘나만의 단어집’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다.

김현아(경기 안양고 3)양은 근심 어린 목소리로 “지금 제 성적으로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박성필 강사는 학생들이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를 들춰보며 “현재 현아의 학생부는 내신 성적도 크게 경쟁력이 없고 그 외 활동사항 내용도 전혀 없는 ‘가벼운’ 학생부”라고 말했다. 박 강사는 “모의고사 성적이 어느 정도 높게 나온다고 해서 기타 내신 과목을 포기해선 안 된다. 모의고사 점수는 3학년 때 떨어질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가장 큰 문제는 영어 성적이 낮다는 것”이라며 “3학년 내신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한다면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질문과 답이 오가며 컨설팅은 열기를 더해갔다. 10분간 쉬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학생들은 프로젝트팀 전문가들을 찾아 개별 상담을 받느라 바빴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다시 진지한 컨설팅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학습법에서부터 대학 입시까지 그동안 가졌던 궁금증을 푸느라 저마다 질문을 쏟아냈다. 프로젝트팀은 때로 따끔한 지적을 하기도 하고 때로 격려하기도 하면서 조언을 들려줬다. 막바지에 이르자 이정수 강사가 과제를 내줬다. 이 강사는 "수학 교과서 소단원 제목만 보고 배웠던 내용 중 떠오르는 것을 정리해보라”며 "마인드맵을 그리듯 내용을 채워가다 보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게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날 아침 학생들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강의실에 들어섰다. 강동욱(경기 송내고 2)군은 “어제 컨설팅으로 현재 내 위치를 알았고 도움이 많이 됐다”며 웃었다. 프로젝트팀은 마지막으로 성적표와 학생부 기록을 갖고 개인별 상담을 진행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돌아갈 채비를 하는 학생들에게 청원여고 박문수 교사가 조언을 했다. “각자 돌아가 어제와 오늘 상담 내용을 떠올리며 로드맵을 그려보세요.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다시 힘을 내게 해주는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써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두면 도움이 될 겁니다.” 프로젝트팀은 컨설팅에 참여한 학생들의 적극성과 태도, 유형 적합도를 고려해 최종 선발자를 결정했다. 이 이사는 “최종 선발자로 뽑히지 않은 학생들과도 프로젝트팀이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말말말

Q 언어영역에서 항상 시간이 모자라서 마지막 두세 지문은 읽지도 못한다.

A 공부할 땐 취약한 부분부터, 문제 풀 땐 자신 있는 것부터 접근해라. 한 번 성적 떨어지면 회복 어려운 과목이다. 수업 후 반드시 ‘왜?’를 떠올리며 복습할 것. 내가 선생님이라 생각하고 지문을 분석해 설명해봐라.

Q 학생부 기록은 수정할 수 있나?

A 가능하다.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정정대장을 작성하면 된다. 자신의 희망 진로에 맞는 기록을 남겨라.

Q 논술·텝스·한국사시험 등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어떤 것부터 하면 좋을까?

A 남들이 한다고 따라 하는 건 좋지 않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봐라. CEO가 꿈이라면 차라리 모의국회나 리더십 캠프 등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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