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 현장 리포트] 독자들 열띤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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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97년까지 제법 큰 회사를 다니다 외환위기 직후 직장을 잃었다는 50대의 L씨는 지난 10일 밤 본지의 '난곡 리포트' 를 읽고 취재팀에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해직된 뒤 가족과 헤어져 공사판을 전전하다 최근 월급 70만원의 경비직을 구했다" 며 "경비실에서 기사를 읽다가 내 사연을 보는 것 같아 연락했다" 고 말했다.

난곡 리포트가 연재되는 동안 취재팀의 e-메일.전화로만 1백여건의 독자 의견이 접수됐다. "빈곤층의 실상이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 "다른 언론에서 들추지 못한 부분을 취재한 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는 등 이번 기사에 큰 호감을 표시했다.

중앙일보 전자신문 조인스(http://bbs2.joins.com/servlet/ViewList?ID=news0409)의 토론마당에도 네티즌의 글이 2백건 가까이 쏟아졌다. ID '산장주' 님은 '산 위에서 바라보면 따스한 햇살이 난곡에 비추는데, 왜 정부의 따스한 정책은 이곳까지 못오고 차단되는가' 라고 적었다.

'empty' 님은 '자활의지만 계속 지킬 수 있다면 최소한 부모 때보다는 가난을 극복할 수 있다' 고 빈곤층을 어루만졌다. '비약 없는 얘기' 님은 '언론이 이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는 제목의 글에서 '기사에 난곡의 뒷골목까지 샅샅이 훑은 흔적이 많아 좋았다' 고 밝혔다.

해외동포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호응도 줄을 이었다. 미국에서 조인스 기사를 봤다는 독자는 "어두운 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는 글을 올렸다. 다른 재미 동포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부디 도전정신을 갖길 바란다" 는 e-메일을 보내왔다.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남부생활문화학교 천범용 교장은 "오는 6월 말 난곡에 재개발이 시작되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된 보상.이주비 등으로 적지 않은 주민이 갈 곳 없이 거리에 내몰리게 된다" 면서 "정부 재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면 좋았겠다" 고 주문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주민은 "난곡지역은 신림3동에서 신림13동까지 넓게 걸쳐 있지만 이 중 저소득층 밀집지역은 극히 일부" 라며 "난곡의 모든 주민이 빈민층으로 오해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취재팀은 이런 의견을 감안해 '서울 신림7동 산101 일대의 난곡' '난곡 내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으로 표현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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