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감시 강원 공무원들 하루 출장비 1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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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홍천군청 주민봉사과 지적행정 담당 장동석(張東錫 ·47)씨는 9일 내면 광원리 일대에서 산불 감시활동을 겸한 구제역 방제사업을 벌였다.

이날 장씨가 자신의 세피아 승용차로 운행한 거리는 2백㎞.군청 소재지인 홍천읍에서 면사무소까지 70㎞를 왕복한데다 광원리 일대를 순찰했기 때문이다.연료비만 2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장씨가 이날 받은 출장비는 1만원.장씨는 점심값을 포함해 1만3천원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보탰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산불감시 활동에 나선 도내 공무원들이 잦은 출장과 실제 비용에 못미치는 출장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도내 각 시·군 공무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상황에 따라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까지 산불감시 활동에 투입됐다.휴일에도 상당수 공무원이 산불 감시에 나서고 있다.동해안 지역은 밤에도 비상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출장비는 하루 1만원뿐.공무원 여비지급 규정상 기초단체 공무원이 관내 출장시 획일적으로 1만원이라고 못박혀있어 강원지역처럼 면적이 넓은 경우 기름값과 식대 등 기본 경비에도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홍천군과 평창군 등 군지역과 일부 시지역은 본청 공무원들의 순찰지역이 가깝게는 40㎞에서 멀게는 70㎞ 이상 되는데다 하루 1백㎞ 내외를 순찰하고 있다.

평창군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읍 ·면마다 유급감시원 4∼10명이 근무하고 이장들에게도 10만원씩의 산화경방비가 지급되고 있는데 공무원은 자기 주머니를 털어 산불 감시를 해야 하느냐”는 불만의 글도 게재됐다.

도 감사관실 관계자는 “이같은 현실을 중앙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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