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는 연중내내 '공사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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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중구 장충동으로 퇴근하는 김모(31.회사원)씨는 매일 한남대교 남단에 도착할 때 마다 난감하다. 교량 공사로 퇴근길 정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다리다 못해 반포대교로 돌아가지만 자신과 같은 우회 차량들이 밀려 교량에 진입하려면 30분 이상 걸리기 일쑤다.

신촌에서 근무하는 박모(35.양천구 목동)씨도 양화대교 구교가 공사중이어서 퇴근 때마다 교통 체증을 감수해야 한다. 성산대교로 방향을 돌리기도 하지만 막히긴 마찬가지다.

이처럼 한강 다리의 절반 이상이 크고 작은 공사를 벌이고 있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철교 3개를 제외한 한강의 다리는 모두 17개. 이중 잠실.한남.양화.마포대교 등 4개는 확장이나 진출입 램프 설치 등 공사가, 성수.성산.동작.반포.영동.천호대교 등 여섯 곳은 보수.보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다리의 안전을 위해서는 공사가 필요하지만 왜 동시에 벌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는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특히 한남대교는 2003년 6월까지 계속되는 구교 보수공사로 인해 올림픽대로에서 진입하는 램프를 차단, 인근 반포대교와 동호대교까지 연쇄적으로 체증을 빚고 있다.

이밖에 성산대교는 난간 공사로 인해 양쪽에 마련된 인도 통행이 불가능한 실정이며 동작대교 역시 진입고가도 공사로 차선이 얽혀 상습적인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성수대교 남단도 교각공사 때문에 다리 아래에서 U턴이 통제되고 있으며 양화대교 남단 진출 램프도 보수 공사로 막혀 있다.

전문가들은 "다리는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공 후 10년부터는 체계적인 관리가 생명" 이라며 "미리 일정을 정해 체계적으로 공사를 해야 교통혼잡을 줄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참사가 발생하고서야 한꺼번에 한강 교량에 대한 개.보수 작업을 시작해 교통 체증이 더욱 악화됐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2년 상반기에 반포대교에 이어 2003년 상반기에 한남대교 구교 공사가 끝나면 시민들 불편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 이라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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