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시장불안으로 채권형 펀드에 돈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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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미국에서도 주식형에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한 채권형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 조사기업인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는 지난 2월(13억7천5백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3월에도 18억5천4백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1월 1백80억8천5백만달러가 순유입된 이후 2개월째 자금이 유출된 것이다.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는 지난주(3월 22~28일) 8억6천만달러가 순유입됐으나 그 전주의 순유출 자금(67억달러)에 비하면 미미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채권형 뮤추얼펀드에는 13주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3월 채권형 뮤추얼펀드에는 37억8천4백만달러가 순유입돼 올 들어 순유입 자금이 1백21억5천5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채권형에 돈이 몰리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불안한 데 반해 채권형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불안으로 미국에서도 단기 자금 운용에 적합한 MMF가 인기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CNN 경제정보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기술주의 폭락 여파로 마이너스 14.05%로 1998년 1분기(14.74%) 이후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39% 하락한 반면 올해에는 단 3개월 만에 26% 하락한 상태여서 주식형 펀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다우지수도 지난 1년간 6.18% 떨어졌지만 올 들어 이미 9% 하락했다.

이는 국내 자금 흐름과 거의 같다. 국내에서도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투신사의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액은 4천4백57억원에 그쳤으나 채권형 펀드에는 17조6천3백68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MMF에는 16조2천2백68억원이 순유입돼 올해 들어온 투신사 자금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에 주식보다는 채권,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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