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저주 풀 반지원정대’ 1승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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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노의 저주'를 풀 반지원정대가 대망의 월드시리즈 등극에 1승만을 남겨두게됐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27일(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카디널스를 4-1로 손쉽게 꺾었다. 시리즈전적 3-0. 뉴욕 양키스전에서의 ‘3패 후 4연승’까지 합치면 7연승. 이 정도면 대단한 뒷심을 넘어 뚝심이라 할 수 있다.

보스턴은 이제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7전4선승제인 월드시리즈 우승에 이제 한 발짝 남았다. 이런 상승세면 86년 묵은 지긋지긋한 ‘밤비노의 저주’를 곧 털어버릴 기세다.

포스트시즌들어 ‘이름값’을 못하던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호투와 매니 라미레스의 맹타가 팀을 3연승으로 이끌었다. 페드로는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카디널스의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까지 98개를 던지고 볼넷은 2개뿐이었다. 삼진은 6개.

특히 3회 연속 2안타를 맞고 난 이후부터 7회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14타자를 범타로 기록한 것은 압권이었다.

시리즈 동안 실책을 남발하던 팀도 이날은 무실책으로 팀 승리를 도왔고 타격에선 라미레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 실속 없는 타격을 선보였던 라미레스로서는 명예회복을 한 셈.

라미레스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52타수 18안타(.346)로 수치상으론 괜찮아 보이지만 디비전시리즈를 제외하고 겨우 2타점에 그쳤다. 더군다나 아메리칸리그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는 타점 하나 없었고 실책도 3개나 기록했다.

1회초 라미레스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 득점에 성공한 보스턴은 3회 연속 2루타로 손쉽게 점수를 쌓아갔다. 5회에는 무사 1,3루에서 라미레스의 중전 안타로 3-0을 만들었고 계속된 2사 1,2루에서 빌 뮐러의 안타로 카브레라를 불러들였다. 보스턴은 이날 라미레스의 득점을 제외하곤 2사 후 올리는 진기한 기록도 세워갔다.

카디널스는 9회 1사 후 래리 워커가 보스턴의 마무리 키스 폴크로 부터 중월아치를 그려 1점을 만회했지만 승부가 기운 뒤였다.

앨버트 푸홀스-스콧 롤렌-짐 에드먼즈로 이어지는 세인트루이스의 중심타선은 페드로에 철저히 농락당하면서 10타수 1안타(0.100)로 침묵을 지켰다.

특히 1회말 페드로가 컨트롤 난조를 보이며 1사 만루의 절호의 찬스를 잡았으나 래리 워커가 좌익수 앞 짧은 플라이때 무리하게 홈으로 뛰어들다 아웃,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3회엔 무사 2,3루에서 3루주자이던 제프 수판이 평범한 2루 땅볼 때 홈과 3루에서 망설이다 횡사, 추격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내야땅볼은 홈으로 파고들기에 충분한 타구였으나 투수인 수판은 3루 주루코치의 홈 대시 사인을 놓친 후 귀루하지 않고 머뭇거리는 이해하기 힘든 플레이로 팀 패배를 자초했다.

4차전은 28일 카디널스의 홈구장에서 벌어지는 가운데 보스턴은 데릭 로우가 카디널스는 제이슨 마키스가 선발등판할 예정.

과연 보스턴이 4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낼 지 카디널스의 대반격이 이뤄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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