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白頭山)이 멍들고 있다. 중국 공인일보(工人日報)는 28일 1면 머리기사로 중국 소목재상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남벌에 나서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명)원시림이 황폐화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낱낱이 파헤친 도벌 실태에 따르면 백두산 나무 도벌에 나선 목재상들은 지난 몇 년 새 우후죽순처럼 불어나 현재 1천여개에 이른다.
이들은 "부자가 되려면 나무를 훔치고 돈을 벌려면 쓸 만한 목재를 찾아라" "전기 톱 일성(一聲)에 황금 일만냥" 등 콧노래를 부르며 백두산의 삼림을 거덜내고 있다.
이들이 닥치는 대로 백두산의 나무를 베어내는 바람에 이젠 먼 발치에서 산등성이를 보아 검게 보이는 부분은 그래도 삼림이 남아 있는 곳, 하얀 부분은 민둥산으로 변해 버린 곳으로 판단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공인일보는 일부 지역은 민둥산이 된 지 오래며 바람만 불면 모래와 흙 먼지가 날리는 황사(黃砂)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훙스(紅石)임업국의 스궈신(石國新)국장은 "수많은 도벌꾼들이 총기로 무장하고 임업국 관리들을 위협하는가 하면, 일부 현(縣)에선 아예 공안국 관리와 도벌꾼 등이 짜고 삼림보호 경찰을 납치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고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백두산 삼림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중국 임업국측은 "정부 관할 소규모 목재상들은 규제할 수 있지만 지방 정부가 설립한 목재상의 경우엔 단속 권한이 없어 도벌이 방치되고 있다" 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