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팀 대북공조 역할 맡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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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외교안보팀의 전면 개편은 대미(對美).남북관계라는 우리 외교안보의 두 축을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 "대미 채널을 강화하라" 〓신임 외교안보팀은 '미국통' 의 대거 배치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등 '힘의 외교' 를 앞세워 대북 강경책을 펴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미 교섭력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우선 한승수(韓昇洙)외교통상부장관은 주미대사를 지내면서 쌓아놨던 현 공화당 인맥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미 대북정책 공조를 이끌어 내야 할 숙제를 맡게 됐다.

韓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나는)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가 대통령일 때 칼라 힐스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굳은 관계를 맺고 있는 등 미국 조야에 지인(知人)이 많다" 고 말했다.

김동신(金東信)국방부장관의 발탁도 미국 지휘참모대학과 해군대학원을 졸업한 뒤 주로 정책부서에서 한.미관계를 다뤄온 경력이 감안됐다. 특히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과는 지난해 이들을 초청, 세미나를 열 정도로 막역한 관계라는 것.

◇ 팀워크 유지될까〓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이 통일부장관에 기용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실질적으로 대북정책을 총괄 조정해 온 林장관이 NSC를 이끌면 대북정책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외교 등 모든 현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개인의 성향을 볼 때 원만한 팀워크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韓외교통상부장관과 金국방부장관은 국제정치에서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막강한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나, 林장관은 이들에 비해 다소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또 국내정치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이는 신건(辛建)국가정보원장과 함께 일해본 경험이 없는 林장관이 대북정책에서 辛원장과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도 관심사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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