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조문단, 김정일 애도뜻만 전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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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측 조문단장인 송호경(宋虎景)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24일 김포공항 도착 직후 "이번 방문은 오직 김정일(金正日)장군님의 애도의 뜻을 전하려 이뤄진 것이며 다른 목적은 전혀 없다" 고 말했다.

우리 정부와의 물밑접촉 의혹 등 부담스런 상황을 우려한 듯 선을 그은 것이다.

실제 宋부위원장 일행은 서둘러 조문을 마치고 체류 6시간 만에 부리나케 평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宋부위원장이 휴식을 취하겠다면서 신라호텔 22층에서 머문 2시간30분간 김윤규(金潤圭)현대아산 사장뿐 아니라 우리 정부 관계자와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논의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宋부위원장은 "금강산 사업이 어떻게 되느냐" 는 기자들 질문에 "모든 것이 잘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호텔에 나와 있던 장관급회담 남측대표인 서영교(徐永敎)통일부 국장은 그동안 북측과의 막후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이어서 5차 장관급회담 불참 등 최근의 북측 사정에 대한 탐색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강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던 정부 입장에서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합의 때의 북측 파트너인 宋부위원장을 그냥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접촉에서는 장관급회담 재개 문제뿐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 접촉에도 불구하고 북한측이 남북대화 재개에 선뜻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다음달 5일 최고인민회의(국회)가 예정돼 있는 데다 4월 15일 김일성(金日成.1994년 사망)주석의 생일, 金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등 내부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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