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신달자 '사람 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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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둘러봐도 늘 없다

너무 가까이 내 안에 있음일까

이 우주 안에 너 살고 있음

나 분명 알아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높은 지식

너 찾다 눈감는 일

가장 아름다운 길

- 신달자(1943~) '사람 찾기'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존재를 완성시켜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시인은 그 존재의 완성이 사랑하는 자와의 결합에 의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옛 그리스 신화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던가. 인간의 완전함에 질투한 신이 그를 두쪽으로 나누어 남녀로 만든 까닭에 잃어버린 자신의 분신을 되찾는 행위가 결혼이라고….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 지상에 과연 영원하고도 완전한 사랑은 존재하는 것일까.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실망할 것은 없다. 진정한 사랑을 찾는 행위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세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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