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행 편지 주소확인 꼭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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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남 창원시 소답동에서 관광회사를 운영하는 金모(44)씨는 올들어 전국 거래처에서 보낸 우편물을 제때 받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金씨의 거래처는 전국의 관광회사 ·숙박업소 ·음식점들로 새로운 관광상품과 가격 할인율 등을 보통우편으로 받고 있다.

그러나 사업정보가 담긴 이들 우편물의 배달이 늦거나 아예 배달되지 않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배달사고의 원인은 金씨의 회사 주소 번지가 올들어 3자리(000-000-00)에서 두 자리(000-00)로 바뀌었기 때문.

金씨는 “번지가 바뀌었지만 건물 주인이 알려주지 않아 옛날 번지를 그대로 사용했으니 우편물이 제대로 배달될리 없지않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처럼 창원시내에서 번지가 자주 바뀌는 바람에 상당수의 우편물이 되돌아 가고 있다.

특히 소답 ·팔룡 ·대방 ·사파 ·남양 ·가음정동 등 최근 2년 새 번지가 두 번씩 바뀌어 제대로 배달되는 우편물이 드물 정도다.

도계동 일부지역은 번지가 3번이나 바뀌었다.×블록×노트에서 3자리 지번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두 자리 지번이 됐다.

번지변경은 계획도시인 창원시가 택지·공장용지 등을 개발하면서 일정지역별로 구획정리를 끝낸 뒤 임시 지번(×블록×노트)을 부여했다가 확정 측량을 거쳐 준공되면 영구지번을 매기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1980년부터 20여 년 동안 도심지역 60㎢를 1백여 곳으로 나눠 구획정리 사업을 벌여 해마다 2∼3곳씩 준공,새 번지를 부여하고 있다.

구획정리사업이 준공돼 정식 지번이 나오면 사업시행자가 땅주인에게는 통보하지만 세입자들은 바뀐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3년 전부터 2∼3개의 동(洞)을 합치는 ‘대동제’(大洞制)가 도입돼 동 이름이 바뀌면서 수취인을 못 찾는 우편물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창원우체국의 우편물 반송률은 주소가 바뀐 곳의 경우 16∼18%로 번지변경이 없는 다른 도시의 10배 정도 된다.집배원 1명이 하루 배달물량 2천4백∼2천8백 통 중 4백∼5백 통을 배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창원우체국은 옛 번지가 기재된 우편물에 대해 바뀐 번지를 알려주고 ‘번지를 바르게 적읍시다’라는 글귀를 고무인으로 찍어 배달하고 있지만 물량이 워낙 많아 인력 ·시간이 태부족,바뀐 번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배달가는 우편물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모든 집배원이 신 ·구(新 ·舊)주소 대조표를 가지고 다니지만 새 번지를 찾는데 많은 혼란을 겪고있다.

창원우체국 김석규(金錫圭)집배실장은 “지번이 바뀌면서 되돌아가는 우편물이 너무 많아 집배원의 일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며 “반송 우편물을 줄일 수 있도록 시는 바뀐 번지를 빨리 통보하고 주인은 세입자에게도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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