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영화] EBS '양들의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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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양들의 침묵 (EBS 밤 9시)〓여성들의 피부를 도려내는 엽기적인 연쇄살인극을 그린 이 걸작 스릴러에 보수적인 아카데미도 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감독상.각본상 등 주요 5개 부문의 상을 몰아줬다. 유명 인디영화 감독인 로저 코먼의 프로덕션에서 출발한 조너선 드미 감독은 이 작품과 '필라델피아' (1993년)를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주류 영화계에 연착륙했다.

앤서니 홉킨스가 범죄 심리를 분석하는 데 천재적 감각을 지닌 정신이상자 한니발 렉터 박사로 분했다.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섬뜩하고 예리한 시선 연기가 압권이다. FBI 수사관인 클라리스 스탈링을 연기한 조디 포스터 역시 아역배우 출신다운 관록을 보여준다.

연쇄살인범 버펄로 빌을 잡기 위해 FBI의 신참요원 클라리스가 교도소로 렉터 박사를 만나러 온다. 목소리와 체취만으로 상대방을 금세 파악하는 그의 동물적 감각에 클라리스는 섬뜩하면서도 왠지 묘한 끌림을 느낀다.

렉터 박사와의 대화에서 사건의 열쇠를 얻게 된 클라리스는 버펄로 빌의 은신처로 침투, 인질을 구출해낸다. 연쇄살인마의 잔혹한 범행을 그린 작품으로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 (97년)도 있지만 '양들의 침묵' 에는 못미친다는 평이다. 1991년작. 원제 The Silence of the Lambs.

속편인 '한니발' 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앤서니 홉킨스가 출연하고 클라리스는 줄리언 무어로 교체됐다. 렉터 박사의 희생자 중 한 명이 복수를 하기 위해 그가 아끼는 클라리스를 납치한다는 줄거리다. ★★★★★(출처 : '믹 마틴과 마샤 포터의 비디오 무비 가이드' . 만점 ★5개)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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