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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전회장 유산 얼마나 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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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거부(巨富)의 대명사로 통했던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유산은 얼마나 될까. 그의 실제 유산은 상속과정을 거치며 드러나겠지만 현대그룹 전성기 때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조(兆)단위로 알려졌던 그의 재산 중 확인이 가능한 것은 서울 청운동과 가회동 자택 두채(약 1백50억원)와 지난해 3부자 동반 퇴진 약속에 따라 53년간 맡았던 현대건설 대표이사직을 물러나면서 받은 퇴직금(1백억원선) 정도다.

그는 1992년 통일국민당 총재 시절 기자회견에서 "내 재산은 나도 모른다" 고 말할 정도로 국내 최고의 부자였다. 그는 갖고 있던 대부분의 부동산을 90년대 초 처분해 주식으로 옮겨 놓았다. 정부가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를 매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鄭전명예회장이 한때 4조원대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것은 이처럼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을 감안한 수치였다. 鄭전명예회장은 그동안 갖고 있던 현대중공업.건설.상선.산업개발.석유화학 주식을 지난해 5월 25일 대부분 매각했으며, 이 돈으로 경영권 분쟁 중이던 현대자동차 지분 9.1%(당시 매입가 2천1백억원선)를 사들였다.

이 지분을 현대차 계열분리 과정에서 모두 팔고 자금난을 겪고 있던 현대건설의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주가가 바닥인 데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행할 경우 감자(減資)를 할 가능성이 커 재산가치를 따지기가 어렵다.

鄭전명예회장이 50년 가까이 살아온 청운동 자택은 등기부상 54년에 취득한 대지 1백54평(건평 40평)짜리로 역사적 의미까지 따진다면 1백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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