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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원보고 독립불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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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네시아의 아체주 분리독립을 둘러싼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생산지인 아체지역의 불안정은 가스전 폐쇄 등의 사태를 초래해 인도네시아 경제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LNG 전체 수입량 20%를 이 지역에서 공급받는 한국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LNG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아체 분쟁의 뿌리와 과정 등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 갈등의 시작은 어디〓인도네시아 정부와 아체 사이의 반목은 인도네시아 건국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2차 세계대전 후 네덜란드가 식민통치를 마감하면서 인종과 지역 등 공통점이 전혀 없는 섬들을 한나라로 묶어 독립시킨 것이 잘못 끼워진 첫 단추다.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는 '다양성 속의 통일' 이라는 표어를 내세워 1만3천여개 섬에 흩어져 살고 있는 2백50여개 종족들을 통합하기 위한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네덜란드 식민통치하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폈던 아체는 자유아체운동(GAM)을 조직해 줄곧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정부군과 유혈충돌을 계속해왔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물러나기 전까지 반아체 전쟁을 펼치며 무자비한 학살을 했으나 아체의 독립의지를 꺾지 못했다.

◇ 와히드 이후의 아체〓대량 주민학살 등 아체 탄압에 나섰던 독재자 수하르토 시대가 1998년 막을 내리자 아체 독립운동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99년 동티모르가 국민투표를 거쳐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하자 아체 역시 독립을 결정할 국민투표를 요구하며 이 지역 위기를 고조시켰다. 게다가 와히드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체 국민투표를 고려할 수 있다" 는 모호한 발언을 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2000년 5월 정부와 아체자유운동은 수십년을 이어온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한 휴전협정을 체결하고 3개월마다 협정을 경신하기로 했으나 유혈사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

◇ 동티모르와 아체는 다르다〓인도네시아 정부는 '동티모르와 아체는 다르다' 는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유엔 승인없이 75년 무장 편입한 동티모르와 달리 아체는 건국 당시부터 인도네시아의 일부분이었으며 풍부한 천연자원 등 경제적 이유도 겹쳐있기 때문이다.

하비비 전 대통령의 대변인은 "아체는 인도네시아 없이 살 수 있어도 인도네시아는 아체 없이 살 수 없다" 며 독립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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