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호어 영국 북한대리대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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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양쪽 정부가 놀랄 정도로 영국과 북한의 외교 관계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

제임스 호어(58.사진) 영국 북한 대리대사는 북한과의 외교가 순조롭게 진행돼 올해 말께부터 정식으로 대사가 평양에 상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방북해 지난 16일 서울에 온 호어 대리대사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기간 중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악화하고 남북한 관계에도 어려움이 생겼지만 영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적 태도가 변화된 것은 없었다" 고 말했다.

그는 최수헌(崔守憲)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 일정을 물었더니 "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를 준수한다' 고 답했다" 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북한과 영국이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 1월에 임명된 호어 대리대사는 서울.런던.평양을 오가며 대사관 설립, 외교관 파견 등의 실무를 맡고 있다.

호어 대리대사는 "한국전쟁 이후 영국 관리가 북한 관리와 접촉한 적이 거의 없어 수교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교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돼 영국 정부가 예산.인력 배정에 애를 먹을 정도" 라고 말했다.

그는 평양에서 50㎞ 정도 떨어진 곳까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으며 북한 정부가 영국 외교관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영어.농업.건축.통상 등의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영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영국 정부가 지원해주길 바랐으며, 특히 영어 전문가 육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호어 대리대사는 런던대 동양.아프리카학대학(SOAS) 출신으로 1981~85년 주한 영국대사관 정무참사관을 지내고 98년부터 영국 외무부 북아시아.태평양연구팀장으로 활동해 영국 외무부에서 한국 문제에 가장 정통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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