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BS '장군멍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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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멍군' . SBS가 19일 수원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외국인 센터 리온 데릭스(30득점.14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삼성을 1백1 - 95로 제압,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파울이 55개나 나오는 육탄전 끝에 거둔 천금의 1승이었다.

원정경기에서 '반타작' 에 성공한 SBS는 오는 21, 23일 홈코트인 안양에서 3, 4차전을 벌인다. SBS는 안방에서 정규리그 챔피언 삼성을 무너뜨릴 심산이고 삼성은 적지에서 1승1패는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SBS 김인건 감독은 1차전의 패인이 데릭스가 10득점에 그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김감독은 데릭스의 수비 부담을 줄이는 대신 공격 횟수를 늘렸고 이 작전은 종반에 위력을 발휘했다.

동료 김성환이 삼성 무스타파 호프(18득점)와 몸싸움을 벌이는 동안 데릭스는 골밑을 노렸다.

삼성이 3쿼터까지 77 - 68로 앞섰을 때 승부는 정해진 듯했다. 정규리그에서 네차례나 1점차 승리를 거둔 삼성은 뒷심이 강한 팀이었다. 경기 흐름도 좋았다. 그러나 낙관이 지나쳤을까.

4쿼터 초반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SBS 김재훈(15득점)에게 4쿼터 1분40초쯤 3점슛을 허용, 77 - 75로 쫓겼을 때 삼성 김동광 감독은 웃고 있었다.

어이없는 가운데에서도 자신감은 변함이 없었다. 호프가 5파울을 기록해 벤치로 물러날 때도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2분15초쯤 아티머스 맥클래리(18득점)까지 SBS 데니스 에드워즈(12득점)와 승강이를 벌이다 동반 퇴장당하자 미소는 사라졌다. 코트에 외국인 선수라곤 데릭스만 남았고 이때부터 그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데릭스는 남은 7분45초 동안 10득점했다.

수원〓허진석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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