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인디] '고스락' 밴드…정통록서 테크노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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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고스락은 순 우리말로 최고.정상이라는 뜻입니다. 으뜸가는 밴드가 되겠다는 의지죠. "

올해 초 첫 독집 앨범 '모놀로그' 를 내놓은 록밴드 고스락(http://spellsound.com)은 앨범에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포함된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했다.

"장르의 벽이 점차 무너지는 최근의 음악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구요, 우리만의 음악적 색깔을 찾는 과정으로 보셔도 될 듯합니다. "

이경원(보컬).최용찬(기타).조한동(베이스).박문철(드럼)등 네사람으로 구성된 록밴드 고스락은 1995년 결성했다. 한국 인디 밴드 1세대라고 불러도 될 만큼 일찍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제야 1집을 내놓은 것은 멤버들의 군 입대로 활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멤버 가운데 박문철은 1집 발매 이후에 합류했으며 나머지 세명은 원년 멤버들이다.

97년 합동앨범 '락 닭의 울음소리' 에 '플리스 마마' 를 실었으며, 이듬해 싱글 앨범 '겟 업 앤드 점프' 를 발표했다. 99년 전국 10개 클럽 투어, 이듬해 전국 7개 도시 클럽 투어 등 서울 홍대앞 클럽은 물론 전국을 무대로 공연을 계속하면서 실력을 쌓아왔고 특히 윤도현 밴드.시나위 등의 공연에 단골 오프닝 밴드로 서면서 록 매니어들에게 이름을 알려왔다.

이처럼 철저히 공연 현장에서 역량을 기르고 팬들에게 이름을 알려온 고스락 멤버들은 음악적 색깔을 고집하는 일과 대중에게 사랑받는 일 사이의 갈등에 대해 나름의 원칙을 확고히 갖고 있었다.

"보다 많은 대중에 가까이 가려다 정작 록매니어들의 지지를 잃을 수는 없다" (이경원), "일단 록 매니어들의 사랑을 받고 그 매니어층이 확산되기를 유도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 (박문철), "듣는 이들을 생각하며 곡을 쓰고 공연을 준비하는 등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최소한 매니어들에게는 대중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한동), "실력있는 밴드들을 우선 평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 길게 보겠다" (최용찬) 등의 의견을 내놨다.

마치 자신들의 역량을 점검이라도 하듯 정통 록에서 테크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을 선보인 1집 앨범의 수록곡 가운데 두 편은 뮤직비디오도 함께 발표했다. 음울한 멜로디와 보컬이 인상적인 타이틀곡 '독백' 은 윤용훈 감독의 단편영화 '비창' 을 뮤직비디오에 사용했으며, 강렬한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클릭' 은 3D 애니메이션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인디라는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오는 31일 오후 6시 30분 대학로 SH 라이브하우스에서 '칠공공 펑키 펑키' 라는 제목으로 콘서트를 연다. 노마크.로튼애플 등의 록밴드와 힙합 듀오 요한과 하이프러스민, 재즈 여가수 김현정 등이 함께 출연한다. 031-921-1094.

글〓최재희.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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