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부총재·손학규의원등 이총재 비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역과 정당 패권주의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벗어나지 못했다. " (孫鶴圭의원)

"당이 너무 李총재 일변도여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 (李富榮부총재)

한나라당의 두 중진의원이 14일 이처럼 李총재를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2일 김덕룡(金德龍)의원은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심판받아야 하는데, 李총재가 지하철 탐방 등 대선용 인기관리에만 집착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이들 세명은 한나라당 비주류 중진으로 차기 주자 대열에 들어있다. 당연히 당내에 미묘한 파장이 번지고 있다. 孫의원은 이날 인터넷 신문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李총재가 (집권 뒤 국정운영 계획을) 아직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역과 정당 내 패권주의 구도에 몰입돼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YS가 李총재를 비판한 것은 정치적 신의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고, 李총재의 정치적 판단에 실망했기 때문" "(대북정책에 대해)김대중 정권을 공격하는 게 능사가 아니며 보수층에 부화뇌동해선 안된다" 고 덧붙였다.

孫의원은 "보수적인 뿌리가 당의 중심을 이루고 있고 철옹성을 이루고 있다" 면서 "그 철옹성이 헤어날 수 없는 족쇄가 된다면 이를 타파하는 도전이 필요하다" 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이날 출입기자들과 만난 李부총재는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가 총재 중심체제의 그늘에 가려 외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고 비판했다.

"최근 총재단회의에서 공적자금 조사, 현대그룹 특혜의혹, 한.미간 대북공조 의견차 등을 집중 논의했으나 정작 대변인실을 통해서는 논의사실이 일언반구도 전달되지 않는다" 는 것이다. 그는 "대변인실이 李총재의 축구대회 시축과 지하철 출근만 브리핑하면 되겠느냐" 면서 "李총재 편향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 고 말했다.

고정애.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