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약, 박스보다 낱알 판매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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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라디오에서 보건복지부의 의약분업 광고방송을 들었다.

약의 복용법과 부작용을 소비자가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해 낱알 판매를 금지하고 약을 박스째 사도록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야만 약품 설명서를 소비자가 읽어볼 수 있고 국민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 크게 다르다. 약품의 낱알 판매를 금지한 것은 약사의 임의조제를 막으려는 의사들의 주장에 따른 것이지 결코 소비자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양보다 많은 약을 구입하게 되면 그만큼 약품을 오.남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가 의약분업을 추진한 취지가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다. 바로 약품의 오.남용 방지가 아니었던가.

차라리 필요할 때마다 적정량을 사면서 약사에게 약의 복용법과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 훨씬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지부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방송광고를 하지 말고 의약분업의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김종규.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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